
그 날은 오후까지 맑았는데, 저녁이 되면서 비가 쏟아졌습니다. 30분 정도 늦을 것 같아 문자를 보내니 상대는 '네…' 한음절로 답을 하더군요. 바랄 입장은 아니지만, 천천히 오라든지, 걱정 말라든지, 그런 말 한마디는 할 줄 알았거든요. 게다가 늦는다고 말했는데도 어디까지 왔느냐고 전화를 하니 기분이 많이 상했습니다.
그런데 제 이상형이 나온 겁니다. 목소리나 매너와는 완전 딴판으로요. 기분이 좋아져서 즐거운 시간 보냈어요. 저는요. 커피를 마시다가 잠깐 화장실에 다녀오니 일어서잡니다. 아직 커피가 남았는데도요.
헤어질 때 그는 오늘 만나서 즐거웠다는 한마디 하더군요. 아니다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연락 기다려도 안 오길래 약속 늦은 것도 있고 해서 잘 들어갔느냐는 문자를 보냈더니 잘 왔다는 답을 보내왔습니다. 그리고는 4일째 연락 없습니다. 그는 저한테 마음이 없는 거겠죠?
A. 남자의 전화가 늦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만은 아닙니다. 아버지 도와 사업을 한다니 바쁜 업무가 있을 수도 있고, 신중한 성격이라 만남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할 수도 있습니다. 아직 그분이 명확하게 '노'라고 한 것이 아니니 한번 정도는 연락을 먼저 해도 괜찮을 것 같네요.
34세면 적지 않은 나이지만, 의외로 연애경험이 없어서 여자를 만나 세련되게 대처하는 것을 모르는 남자들도 적지 않으니까요. 여자가 먼저 전화한다고 매력 없어지고, 이런 생각에 연연해하지 마세요. 먼저 전화한다는 건 그만큼 당당하고, 자신있는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님의 문자에 매번 답변이 늦는 걸 보면 그렇게 확 끌려하지는 않을 수도 있으니, 한번 더 시도해서 반응이 없으면 정리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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