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한 마술에 탐정 ‘셜록홈즈’가 투입돼 짜릿한 쾌감 선사
미녀를 무자비하게 칼로 자르거나, 아무것도 없던 모자 안에서 비둘기가 나타나 관객들의 눈만 잠시 홀리는 마술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이젠 시각뿐 아니라 머리에 이어 가슴까지 공략해야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에 마술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는 매직 콘서트 두편이 있다. ”이은결 사단의 “이스케이프(ESCAPE)”와 “최현우의 셜록홈즈”가 바로 그것. 모두 '마술의 해법 대공개'를 내걸었다. 하나의 트릭이라도 더 찾아내려고 하는 관객들이라면 귀가 솔깃한 제안이다. 물론 그들이 누구인가?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은 유명 마술사이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해법공개로 관객들의 머리칼을 쭈뻣 서게 만든다. 이 순간 관객들은 잠시 정신이 혼미해지며 진짜 마술에 걸려들게 되는 점도 매력.
■ [리뷰] 이은결 사단의 “이스케이프(ESCAPE)”
이은결 사단의 팝 매직 콘서트 “이스케이프(ESCAPE)”는 이은결이 매직 프로듀서를 맡아 4명의 후배 마술가들과 함께 마술의 제작과정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히며 반전의 무대를 선사하는 옴니버스 형식의 공연이다.
이번 작품은 4명 마술사(조성진·이훈·노병욱·한설희)의 특기와 연습과정이 하나로 연결 돼 크게 4색의 마술을 한 무대에 즐길 수 있도록 꾸몄다. 마지막엔 관객들이 직접 선택한 레퍼토리 마술도 즐길 수 있다. 사회자 이은결ㆍ김민형이 극 중간 중간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마술사들의 연습과정과 고민, 마술의 포장이 벗겨진 뒤 초라해진 마술사의 모습 등도 엿볼 수 있다.
수십개의 CD를 아무것도 없는 두 손안에서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뽑아내는 CD 매니플레이션 마술의 세계 챔피언 한설희, ‘진주마술(잡지 속 진주목걸이가 실제로 만들어지는 마술)’이 트레이드 마크가 된 미녀 마술사 노병욱도 만나볼 수 있다. 한 손 마술사로 유명한 조성진은 피나는 연습으로 단련된 노련함으로 카드 마술을 선보였다.
가장 눈길을 끈 마술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한 카드 마술장면이었다. 바닥에 떨어진 카드를 영화 되감기 장면처럼 위로 올라오게 하고, 리모컨 정지 버튼을 누르면 장면이 멈추듯 카드가 공중에 떠 있는 '중력 컨트롤 카드 마술'은 처음 접한 관객들을 경악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월드매직세미나(WMS)에 당시 16세의 나이로 참가해 청소년 부문 1위 그랑프리에 이어 올해 또 한번 참여해 선배마술사인 한설희가 받은 사모티(SAMOTI)상을 수상한 천재 소년 마술사 이훈의 무대이다.
공연의 감초는 역시 이은결이었다. 관객의 마음을 귀신같이 알고 있는 이은결은 비장의 카드를 후반에 준비해놨다. "마술 해법공개"라는 홍보문구에 속아넘어간 거 아니야? 하는 의심이 슬슬 올라올 때쯤 만나게 되는 관객의 몸을 빌린 퍼포먼스 마술쇼가 바로 그것이다. 마술 보면서 이렇게 웃어보기는 처음이다.
오랜 시간 ‘핑거 발레’로 단련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이은결의 길고 유연한 손가락은 다시 봐도 신기하다. 다만 이은결의 매직쇼를 보면서 매번 느끼는 점 한가지를 말하고 싶다. 이은결은 여타의 마술사와 다르게 대사 분량이 상당히 많다. 마술쇼에서 이만큼 마술사의 목소리를 많이 듣는 것도 흔하지 않을 것이다. 이게 간혹 독으로 작용할 때가 있다는 점이다. 관객과의 소통에 보다 신경을 쓰고자 한다면, 발성연습에도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연극이나 뮤지컬 배우들의 정확한 발성에 익숙한 관객들의 예민한 귀도 만족시키고자 한다면 말이다. 10월 3일까지 대한민국 팝 컬처의 중심 타임스퀘어 CGV 팝아트홀.
■ [리뷰] “최현우의 셜록홈즈”
2011년 가을 창작뮤지컬 분야에서 '셜록홈즈'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처럼, 마술계에는 “최현우의 셜록홈즈”가 신선함을 몰고 오고 있다.
‘최현우 매직콘서트 셜록홈즈’는 범죄 용의자가 관객 안에 숨어있다는 추리소설의 컨셉을 적용해 관객들이 살인사건 마술을 추리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작년 매회 관객들의 기립박수로 이어졌던 ’최현우 Magic Concert- 이상한 나라의 현우' 이후 끊임없는 연구를 거듭해 탄생시킨 작품이다.
이번 공연이 특별한 이유는 마술사의 영역으로 제한되어 있는 일루젼마술(인체를 절단 내거나 물건을 사라지게 혹은 순식간에 나타나게 하는 환상마술)과 멘탈마술(사람의 생각을 읽는 마술)을 관객이 눈앞에서, 직접 참여하도록 한다는 점이다. 살인사건 범인의 단서가 이미 한 관객의 손에 들린 밀봉 된 봉투 속에 모두 들어있었다는 '깜찍한 마술'이 끝에 가서 밝혀진다. 마술사와 관객의 속고 속이는 두뇌게임이 예상보다 상당히 짜릿하다.
관객참여형 공연에 추리소설의 특징이 합쳐져 관객들의 몰입도가 상당히 높다. 관객 스스로가 탐정이 된 채 마술사와 팽팽한 심리게임을 하며 사건을 추리해 나갔기 때문이다. 중간 중간 카드 마술 비법의 맛깔스런 공개, 순수한 어린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며 장난기 가득한 마술을 부리는 장면이 소소한 웃음을 이끌어냈다.
마술사 최현우는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장치도 준비해 놨다. 극 후반 공개된다. 화려한 마술을 원하는 관객들의 입맛도 충분히 만족시켜줄 수 있을 듯 하다. 이보다 더 매력적인 점은 '여운이 남는 마술'이라는 점이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게 했을 뿐 아니라, 인간적인 최현우의 매력이 물씬 풍겨나왔기 때문이다. 남녀노소 모두의 눈빛을 초롱초롱 빛내게 만든 무대 장악력이 대단했다.
'2011 최현우 매직콘서트 셜록홈즈-사라진 마술사' 는 18일까지 서울 공연을 끝나고 지방 관객들을 만날 예정. 전주(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 10.8) · 창원(창원MBC홀 10.15) · 울산(KBS 울산홀11.26).
공연전문 칼럼니스트 정다훈(otrcoolp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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