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은 ‘T스토어’ 개설 2주년을 하루 앞둔 8일 이 같은 성과를 공개하고 T스토어의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에 따르면 T스토어 가입자는 920만명으로 1년 전에 비해 3.5배 늘었다. 같은 기간 등록 콘텐츠 수는 약 3.4배, 누적 판매 건수도 9배 이상 증가했다. 타 이동통신사 이용자 중에서도 30만명이 가입했다.
T스토어는 아직 애플의 앱스토어, 구글의 안드로이드마켓과 비교하면 작은 규모지만 두 앱 장터보다 운영 기간이 짧고 국내 이용자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괜찮은 성적표라는 평가다. 모바일 생태계를 애플과 구글이 점령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지난 7월 기준 애플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마켓의 등록 앱수는 각각 45만개, 25만개이며 누적 다운로드 횟수는 150억건과 60억건에 달한다.
T스토어는 그러나 외형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지만 내실 면에서는 개선할 부분이 적지 않다. SK텔레콤에 따르면 T스토어에 등록돼 있는 유료 앱과 무료 앱의 비율은 8 대 2로 유료 앱이 압도적으로 많다. 하지만 실제 다운로드 비율은 2대 8로 유료 앱 선호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 유료 앱의 비율이 80% 이상이지만 20%에 못 미치는 유료 앱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시장조시기관 IHS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앱스토어를 통해 17억8000만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킬러 콘텐츠를 확보하고 개발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부분 유료화 기능을 강화하고 광고 플랫폼인 ‘T애드’를 통한 새로운 수익 모델도 마련할 계획이다. 연말까지 상품 등록 및 검증 기간도 기존 7일 내외에서 2일로 단축한다.
해외 판매에도 본격 나선다. 4분기 중 중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의 앱 장터 안에 브랜드 숍을 개설하고, 일본 앱스토어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SK텔레폼은 10월 분사돼 출범하는 ‘SK플랫폼’(가칭)을 통해 애플리케이션 사업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앞서 지난 5월 SK텔레콤은 중국 최대 PC 제조사인 레노버의 스마트폰에 숍인숍 형태로 T스토어 문을 연 바 있으며, 회원수가 5억명에 달하는 ‘텐센트QQ’에도 만화 콘텐츠를 공급 중이다. 대만에서도 스마트폰 유통업체에 T스토어 플랫폼과 콘텐츠를 수출했다.
한편 KT경제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페이스북이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인 ‘스파르탄’을, 글로벌 이동통신사를 포함하는 68개 사업자가 글로벌 도매 앱스토어 ‘WAC’를 준비하는 등 앱 장터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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