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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사상과 언어’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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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정치용어의 잘못된 사용으로 국민들 진보·보수의 개념마저 혼동” “어떤 국가든 사상 관련 용어들이 부정확하고 부적절하게 사용되면 그 나라 국민의 사회인식과 사유에 혼란이 초래되고, 사회인식과 사유의 혼란이 장기간 지속되면 국민의 사회적 행동이 부적절해질 수밖에 없고, 국민의 사회적 행동이 지속적으로 부적절하게 되면 국가는 재앙을 초래합니다. 따라서 국가가 재앙을 피하려면 사상과 관련된 용어들이 정확하고도 적절하게 사용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사상과 관련된 용어들이 매우 부정확하고 부적절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이념 혼란은 여기에 기인합니다.”

1988년 여름 ‘우익은 죽었는가?’라는 글을 발표하며 당시 민주화운동 세력 틈바구니에서 활동하던 좌익혁명세력의 동향과 위험성을 경고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양동안(66·현대사상연구회 회장)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가 ‘사상과 언어’(북앤피플)를 펴냈다. 책은 ‘한국에서 잘못 사용되고 있는 사상·정치용어들의 정확한 의미를 찾아서’라는 부제가 말하듯 남북한이 군사·이념적으로 치열하게 대치하는 현실에서 북한에 동조하는 사이비 민주화세력·적화통일세력의 음모를 그들이 사용하는 용어 전술을 통해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양 명예교수가 주장하는 용어 오도의 대표적인 사례는 ‘진보’라는 단어다. 19세기 후반 사회주의자들은 ‘낮은 생산양식(자본주의)으로부터 높은 생산양식(사회주의)으로 이행하는 것’을 진보(progress)라 규정했고, 사회주의·공산주의를 이데올로기로 믿고 따르는 경향과 그런 사람을 진보·진보주의자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공산주의 종주국 소련이 70년 만에 와해되고 자본주의가 체제경쟁에서 승리하면서 ‘진보’라는 용어는 일대 혼란을 겪게 된다.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는 “언어는 의사소통의 도구인 동시에 인식과 사유의 도구이기 때문에, 언어생활에서 사용되는 용어들과 그 용어들의 의미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사물인식과 사상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진보·보수라는 말은 결코 가치중립적 용어가 아니다. 하지만 진보란 사전적으로 ‘정도나 수준이 나아지거나 높아진다’는 의미이므로 긍정적인 함의가 들어 있고, 반면 보수에는 ‘고집이 세고 변화를 거부한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있다.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우엔 선거에서 ‘진보’임을 내세우는 후보들에 대해 유권자는 무의식 중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게 된다.

소련 붕괴 이후에도 러시아혁명을 동경하고 인류역사의 진행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가는 지구상 최악의 독재 권력 세습 국가인 북한을 추종하는 종북주의자들이 ‘진보세력’으로 호칭되고 있고, 자유민주주의에 반대되는 사상과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 ‘민주인사’로 자처하는 현실을 개탄하는 양 명예교수는 “사상을 달리하는 정치세력은 좌익(左翼)과 우익(右翼)으로 호칭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사상 관련 용어 혼란 원인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는 언어생활에 정밀성을 무시하는 우리나라 국민의 습성 때문이고, 둘째는 고의적으로 사상 관련 용어들을 부적절하게 사용하는 사상운동세력의 전술 때문이다. 그들은 적대세력과 대중에게 자기들의 사상적 정체를 명확하게 드러내지 않기 위하여, 그리고 대중에 비치는 자기들의 이미지를 좋게 하기 위해 책략적으로 사상 관련 용어들을 부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다는 것. 셋째는 사회에서 사상이나 정치에 관련된 용어들이 부정확·부적절하게 사용되는 현실을 지적하고 교정해야 하는 도덕적 의무를 지닌 지식인들의 태만에 원인이 있다고 지적한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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