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령위반 14명 빨간명찰 첫 회수 해병대가 매달 2개 기수씩 뽑던 해병 선발기준을 바꿔 내년부터는 매달 1개 기수씩만 선발하기로 했다. 또 병사 신상분류 등급을 세분화하고 ‘병역심사 관리대’를 설치해 문제 사병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해병대는 지난달 해병2사단 총기사건 이후 추진 중인 신병영문화 혁신과제로 기수 선발방식 변경과 병사 신상등급 분류 등을 선정하고 병영문화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해병대는 우선 입대 인원은 현 수준을 유지하되 월 2개씩 배출하던 해병 기수를 내년 1월부터 1개 기수로 통합, 선발하기로 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기수문화의 부작용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라면서 “서로 의지할 수 있는 동기생이 늘고 기수 간 입대시기가 한 달씩 차이가 나면 기수로 인한 갈등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병사에 대한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병사 신상분류 등급 기준을 현행 3개에서 A∼D 등 4개 등급으로 세분화하고 D급에 대한 관리책임자를 대대장에서 연대장으로 변경했다. 또 보호관심 병사에 대한 효율적 관리를 위해 ‘병역심사 관리대’를 해병대사령부 산하에 별도로 설치해 운용할 계획이다.
인성 결함자들의 입대도 차단된다. 총 7주간의 신병훈련 기간 중 실시하는 인성검사에서 이상 소견을 받은 대원은 정밀진단 후 바로 귀가조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2일 입대한 해병 1146기 가운데서 35명이 귀가조치됐다. 앞서 훈련기간 귀가한 해병 입대자는 지난해 2명, 올 상반기에는 9명에 불과했다.
해병대사령부는 또 지난 1일 병영문화 혁신에 관한 ‘일반명령’을 전 부대에 시달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일반명령에는 병 상호간 명령금지 등 해병대원의 기본 권리·의무와 ‘빨간명찰 회수’ 등 처벌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관련, 해병대는 해병2사단에서 지난달 22∼31일 부대 정밀진단을 벌인 결과 후임병을 구타한 A상병을 비롯해 명령 위반자 14명을 적발해 빨간명찰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A상병은 현재 구속 상태이며, 나머지는 영창 등 징계절차를 밟고 있다. 해병대가 가혹행위를 한 병사의 군복에서 해병대원의 상징인 빨간명찰을 뗀 것은 지난달 방침을 정한 이후 처음이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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