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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도 크놉 지음/신철식 옮김/울력/2만원 |
히틀러의 악행은 히틀러 혼자 저지른 일이 아니다. 히틀러의 생각을 실행에 옮긴 자들은 자신의 행위가 옳지 않음에도 그것을 정당하다고 여겼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독일의 저널리스트 귀도 크놉은 히틀러의 야망을 실행에 옮긴 6명의 조력자를 소개하며 역사의 교훈을 얻고자 했다.
유대인 학살을 조직한 아돌프 아이히만, 독일 청소년들을 동원하고 조직한 발두어 폰 쉬라흐, 히틀러의 비서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른 마르틴 보어만, 외교장관 요아힘 리벤트로프, 사법 살인을 수행한 롤란트 프라이슬러, 생체실험을 행한 요제프 멩겔러가 그들이다.
석유회사 대리점 직원이던 아이히만은 “단조로운 삶에 싫증이 나서” 나치 친위대원이 되었다고 했다. 그는 1938년 오스트리아 침공 당시 유대인을 강제로 이주시키는 임무를 맡았다.
학살 대상자들을 ‘죽음의 열차’에 실어 수용소로 이동시키는 것이었다. 게슈타포 대장인 하인리히 뮐러가 “우리에게 아이히만 같은 사람이 50명만 있었더라도 전쟁에서 승리했을지 모른다”고 했을 정도로 히틀러의 명령에 충실한 인물이었다.
야심 많은 법학도였던 프라이슬러는 나치의 특별재판소장으로 임명됐다. 가장 야만적이며 잔혹한 재판관이라고 불렸던 그는 “민족공동체에 해가 되는 자”에게 무조건 사형을 선고했다.
저자는 “그들은 히틀러의 광기에 빠지기 전에는 모두 평범한 사람들이었다”고 했다. “우리 속에 아이히만과 같은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아이히만과 같은 본성이 드러나지 않도록 선택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 더 늦기 전에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더욱 필요하다.
김용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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