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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퀵’… 퀵서비스맨 자신도 모르는 새 폭탄 배달

입력 : 2011-07-14 23:00:00 수정 : 2011-07-14 2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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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자고 작심한 대사들…시종일관 끊임없이 이어져

순제작비만 80억원 들어
제한시간 30분. 헬멧을 벗어도, 질주를 멈춰도 폭탄은 터진다.

고교시절 전설적인 폭주족으로 이름을 날린 기수(이민기). ‘주특기’를 살려 퀵서비스맨이 된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폭탄을 배달한다. 갑작스레 밀려드는 주문에 평소와는 다른 흐름을 감지한 기수는 생방송 시간에 쫓기는 탓에 자주 퀵서비스를 이용하는 아이돌 가수 아롬(강예원)을 만나고, 그녀가 고교 때 여자친구였던 춘심이라는 사실을 알게된다. 아롬을 방송국으로 ‘배달’하려는 순간, 기수는 헬멧에 폭탄이 장착돼 있다는 경고와 함께 30분 안에 주어진 미션을 완수하라는 전화를 받는다.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이 제작자로 나서고, ‘뚝방전설’의 조범구 감독이 연출을 맡은 ‘퀵’은 액션을 즐기는 팬들을 위한 여름나기용 영화다. 시원스레 달리고 시원하게 부순다. 웃기자고 작심한 대사들이 시종일관 끊임없이 이어진다.

아름을 뒤에 태운 기수의 BMW 명품 오토바이는 건물 옥상에서 옥상으로 날으듯 건너 뛰는가 하면 대형 건물의 유리창을 깨고 진입했다가 다시 반대편 창을 박살내며 탈출한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종종 보아온 장면이지만 화면은 식상하다거나 뒤진 데 없이 국내 관객의 ‘눈맛’을 족히 만족시킬 만하다.

순제작비만 80억원이 든 영화답게 승용차, 버스, 트럭, 심지어 열차까지 70여대의 차량이 뒤집어지거나 터지고 불탄다. 트럭의 적재함이 열리면서 도로 한복판으로 쏟아져 내리는 LPG통들이 이리저리 마구 퉁기며 뒤따르던 차량들과 충돌해 폭발하는 장면과 이따금씩 등장하는 건물 폭파신 등은 객석의 눈과 귀를 앗아가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제작진은 할리우드에서 시속 170㎞로 달리며 찍을 수 있는 스패로우 200 카메라 등 특수 장비를 도입해 질주하는 오토바이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포착해냈다.

‘퀵’은 이처럼 겉으로 보기엔 블록버스터 영화지만 내용을 보자면 매우 잘 만들어진 ‘B급 필름’이다. 배우들의 한껏 과장된 연기와 허를 찌르는 너저분한 코미디, 생뚱맞은 표정 연기 등 B급 영화의 정서가 드라마를 대신하면서 볼거리로 승부한다. ‘매트릭스’나 ‘터미네이터’ ‘카산드라 크로스’ 등 외화에서 봤던 장면들을 치밀한 계산 하에 여기저기 배치했고, 과거 회상 신에서는 ‘17대 1의 전설’까지 끌어다 쓰면서, 웃기는 장면마다 어김없이 트로트풍의 다소 엉뚱한 음악을 배경에 깔았다. 하지만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느낌이다. 아롬의 ‘헬멧 샤워’ 장면은 오래 두고 웃을 만하다.

폭주족 출신의 주인공이 가진 능력을 너무도 미화한 탓인지, 영화는 폭주족에 대한 메시지도 빠뜨리지 않았다. “때로는 누군가의 쾌락이 누군가에게 큰 피해가 될 수 있지”, “모든 결과엔 책임이 따른다” 는 대사가 그것이다.

폭주족 시절 기수의 맞수였던 명식 역의 김인권과 폭발 사고를 조사하는 서형사 역의 고창석, 서형사의 상사 김팀장 역의 주진모 등 조연들의 코미디가 나머지 부분을 보완한다.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 갈 때 보여주는 촬영현장 사고 장면은 일종의 보너스다.

2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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