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은 전 세계의 무기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34.6%), 러시아(24.2%)에 이어 9.4%를 차지하는 세계 3위의 무기수출국으로 올라섰다. 중국(5.7%), 영국(4.2%), 프랑스(3.3%)를 훨씬 앞서는 규모다.
독일산 무기는 탱크, 잠수함, 전투기, 헬리콥터, 미사일, 탄약, 소총, 어뢰 등으로 다양하다. 세계 최대의 무기 공급망을 갖고 있는 미국은 군에서 자국 군수업체의 생산품만 사용하도록 하고 있지만 독일 무기에 대해서만은 예외다. 미군은 독일의 라인메탈사에서 만든 활강포를 자국 무기보다 더 정밀하다는 이유로 수입하고 있다.
2000∼2010년 독일산 무기를 수입한 주요 국가는 그리스(25억 달러), 터키(22억 달러), 남아공(17억 달러), 한국(17억 달러), 호주(15억 달러) 등이다.
독일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전 세계의 무기 수출량이 증가하는 것은 그만큼 국제 분쟁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슈피겔은 분석했다. 지난해 군수산업은 1조6300억 달러 규모로, 지난 10년 동안 56% 성장했을 정도로 활기를 띠고 있다. 올해 2월 두바이에서 열린 ‘제10회 국제 국방 전시와 콘퍼런스’에 지금까지 가장 많은 52개국 1060업체가 참여했다.
특히 독일의 군수업체는 최근 들어 내수에서 수출 위주의 전략을 세우고 있다. 라인메탈사의 경우 과거 대부분의 물량이 내수용이었지만 현재는 70%가량이 외국에 팔려나가고 있다. 몇 개의 군수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다른 나라와 달리 독일의 군수업체는 다각화돼 있다. 전통적인 제조업 강국의 이미지도 외국의 독일 무기에 대한 신뢰감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백소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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