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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드라마 앞세운 ‘신한류’ 亞 넘어 유럽·남미 넘본다

입력 : 2011-07-05 11:08:34 수정 : 2011-07-05 11: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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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한국드라마 1년 2편만” 규제
각국 신한류 견제 움직임 감지돼
콘텐츠 다양성 확보 과제로 남아
아시아를 넘어 세계가 한류에 열광하고 있다. 최근 유럽과 남미권에 형성된 ‘신(新)한류’는 2002년 일본에서 ‘욘사마 신드롬’이 일어나고, 보아가 오리콘 싱글 1위에 올랐을 때보다 더 거세게 일어나는 분위기다. 신한류는 한국 문화 콘텐츠의 지역 및 장르적 지평이 넓어졌음을 의미한다. ‘겨울연가’ ‘대장금’으로 대변되는 한국 드라마가 주도하던 한류는 가요 콘텐츠까지 저변이 확대되면서, ‘케이팝(K-POP·한국의 대중음악)’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탄생시키기에 이르렀다. 아시아를 넘어 북미, 남미 그리고 유럽 팬까지 매료시킨 K팝 열풍은 한류 초기, 한국의 콘텐츠로 아시아 문화 중심지를 자부하던 일본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던 때보다 더 큰 경쟁력으로 세계에 도전하고 있다.

장근석
◆‘욘사마에서 근짱으로’ 세대교체 활발

한류스타의 원조 격인 ‘욘사마’ 배용준은 일본 여성팬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요즘 ‘포스트 배용준’을 넘보는 남자 연예인들의 각축이 치열하다. 이 중 가장 주목받는 이가 일본에서 ‘근짱’으로 불리는 장근석이다. 장근석은 드라마 ‘미남이시네요’가 일본에서 높은 인기를 끌면서 단번에 배용준의 아성을 넘보는 한류스타로 떠올랐다.

장근석이 발표한 일본 데뷔 싱글 ‘렛 미 크라이(Let Me Cry)’는 지난 4월 발매하자마자 오리콘 데일리, 위클리 차트 1위를 석권했다. 그는 톱스타의 상징인 ‘앙앙’ ‘오리콘스타일’ 등 유명잡지의 표지를 장식하고, CF업계에서도 톱스타에 상응하는 4000만엔(5억5000만원) 이상의 모델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용준 소속사 키이스트 소속 김현중의 일본 내 인기도 심상치 않다. 이미 SS501로 가수로서 인지도를 높인 김현중은 일본에서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통해 연기자로도 주목받고 있다.

한류가수의 선구자인 ‘보아’ ‘동방신기’의 뒤를 이을 후배가수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해 카라와 소녀시대가 일으킨 걸그룹 돌풍이 일본을 강타한 가운데 그 열기는 오히려 지금 더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소녀시대
소녀시대는 지난 2일 일본 MTV ‘비디오 뮤직 에이드 재팬 2011’에서 ‘소원을 말해봐’ 일본어 버전인 ‘지니(Genie)’로 최고 그룹 비디오 상과 최고 가라오케송 상을 수상하며 식지 않은 걸그룹 파워를 보여줬다. 아울러 2011년 상반기 일본 오리콘 차트 아티스트 종합 판매 부문에서 26억엔(348억원)을 기록한 소녀시대는 해외 아티스트 가운데 최고 판매액을 올리며 그 인기를 증명했다.

신곡을 발표할 때마다 ‘엉덩이 댄스’ ‘점핑 댄스’ ‘파라파라 댄스’ 등을 유행시키며 큰 사랑을 받은 카라는 지난달 29일 새 싱글 ‘고고섬머’를 발매했다. 카라의 신곡은 모바일 종합 사이트 ‘레코초크’에서 음원, 벨소리 다운로드 1위에 올라 식지 않은 인기를 보여줬다.

보이그룹의 선전도 눈에 띈다. 2PM, 비스트 등은 일본에서 남성스러운 매력을 지닌 ‘짐승돌’로 인기를 끌며 오리콘 차트 상위권에 올라 ‘일본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카라
◆드라마-가요 다 잡았다

한류의 시작을 알린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여전한 가운데 가요도 성공적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케이팝 열풍은 낯선 서양인들이 한국 가수들의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서는 이색 광경을 연출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같은 상황이 한국 가수들의 공연이 한 번도 이뤄진 적이 없는 유럽과 남미 지역에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지난 4월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앞에서는 ‘SM타운 월드투어 인 파리’의 추가 공연을 요구하는 팬들의 시위가 벌어져 SM타운은 1회 추가 공연을 결정한 바 있다. 9일에는 영국 런던 트라팔가르 광장 앞에서 빅뱅, 투애니원 등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영국 콘서트를 요청하는 시위가 열릴 예정이다. 벌써 1500여명에 달하는 영국 팬들이 시위 참여 의사를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케이팝 열풍의 특이할 만한 점은 기존 장기간 해외에 머물며 활동했던 것에 비해 해외 체류 기간이 짧아졌음에도 온라인 커뮤니티라는 경로를 통해 홍보효과를 얻는다는 점이다. 온라인 마케팅의 중요성을 인식한 각 기획사들이 유튜브 등에 소속 가수들의 홍보영상을 올리면서 각국에 급속히 전파되는 효과를 낳았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케이팝 열풍을 확산시키는 통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 가운데 한국 드라마는 해외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몰이 중이다. ‘미남이시네요’ ‘선덕여왕’ ‘찬란한 유산’ 등은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사랑받았다.

한국 드라마 콘텐츠가 축적한 신뢰와 그로 인해 높아진 위상의 영향으로 국내 안방극장에 전파를 타기 전 해외 수출이 계약되는 사례도 빈번해졌다.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넌 내게 반했어’ ‘성균관 스캔들’ ‘리플리’ 등은 편당 수십억원 선에서 선판매되며 변함없는 한국 드라마의 인기를 보여줬다.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시크릿가든’도 해외 총 13개국에 수십억원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
◆‘신한류’ 위협 요인 극복해야

‘신한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문화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져 높은 경제적 효과를 동반하기에 고무적이다. 일각에서는 케이팝 열풍에 대해 잘 훈련된 가수를 양성하는 연습생 시스템을 갖춘 일부 대형 기획사의 성과라는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K팝 용어 자체가 ‘코리아(Korea)’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비롯된 문화적 자긍심에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선진국의 전유물이었던 문화산업을 우리도 이끌어간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점도 K팝 열풍의 성과로 분석된다.

하지만 ‘신한류’를 견제하는 각국의 움직임도 감지된다. 중국은 한국 드라마를 1년에 2편까지만 방영토록 하는 쿼터제를 도입했고, 대만은 한국 드라마를 통제하는 입법을 추진해 자국 문화 콘텐츠를 보호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프랑스 언론은 K팝 열풍을 의식한 듯 “K팝 음악을 수출하기 위해 제작자가 길러낸 어린 가수들이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아시아에서는 입지를 굳혔지만 유럽에선 아직 시작단계인 K팝 열풍은 해외 팬에게 그간 접해보지 못한 생소함에서 기반한 일시적 유행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형찬 평론가는 “일본을 통해 서구 음악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던 문화 변방에서 한국의 콘텐츠를 역수출하는 상황을 맞은 것은 그만큼 획기적이고 역사적으로 중요해 한국 대중문화의 전환기로 평가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언제까지 한류가 지속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대형 기획사가 만든 경쟁력 있는 가수가 한류의 활로가 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재능이 있어도 해외 진출의 기회가 부족한 국내 인디 가수, 싱어송라이터는 외면당하는 현실이 아쉽다”며 한류 콘텐츠의 경쟁력을 위해서는 다양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은나리 세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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