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엔젤스, 한국전 참전국 4차 ‘報恩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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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들의 합창 리틀엔젤스 예술단이 독일 베를린 대성당에서 합창 공연을 하고 있다. |
6·25전쟁 60주년을 맞이해 작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참전 16개국 ‘보은 공연’을 펼쳐온 리틀엔젤스 예술단이 다시 한번 대규모 해외공연을 펼쳤다.
유엔군한국전참전기념사업회(위원장 박보희)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5월 14일부터 6월 13일까지 한 달 여에 걸쳐 한국전쟁 당시 야전병원과 병원선 등 의료진을 파견한 의무지원국 독일,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이탈리아 5개국과 카메룬 등 6개국에서 4차 대장정으로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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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립 박수 카메룬 독립 50주년과 한국·카메룬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수도 야운데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리틀엔젤스 공연이 끝나자 1500여 관객이 기립해 박수를 치고 있다. |
독일 의료지원단은 한국전쟁이 끝난 후인 1954년 5월 17일 한국에 와 전후 복구를 도우며 적십자병원을 세웠다. 공교롭게도 그 57주년이 되는 올해 5월 17일, 3000여 명이 꽉 들어찬 독일의 베를린 템포드롬 홀에서 통일교 창설자 문선명 회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어린 천사들의 공연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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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메달’ 독일 베를린 템포드롬 홀에서 리틀앤젤스의 공연이 끝난 뒤 문선명 총재가 참전용사들에게 영웅메달을 전달하며 격려하고 있다. |
스칸디나비아 3국인 스웨덴·노르웨이·덴마크는 전쟁 중 의료지원단을 보내 전쟁 부상자를 치료했으며, 종전 후에도 얼마간 남아 민간인과 부상 군인을 치료하는 인도주의적인 구호활동을 했다. 이들이 철수하면서 남긴 장비들은 현재의 국립중앙의료원 창설에 큰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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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세요” 이탈리아 로마 아르젠티나 극장에서 공연을 마친 리틀엔젤스 단원들이 간호사로 참전했던 102세의 알마 파스쿠토씨에게 영웅메달을 걸어주고 건강을 기원하고 있다. |
덴마크는 8500t급 병원선 ‘유틀란디아(Jutlandia)’와 최고 수준의 의료진을 파견했으며, 특히 수술이 필요한 중상자 치료로 공을 세웠다. 이승만 대통령에게 치과 치료를 해준 에피소드도 있다. 1, 2차 세계대전 전범국인 이탈리아는 한국에 적십자 의료진을 파견한 공로를 인정받아 유엔에 가입하는 혜택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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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전 기념비 헌화 덴마크 코펜하겐 랑엘리니 부두에 위치한 유틀란디아호 참전 기념비에 리틀엔젤스가 헌화한 꽃다발이 놓여 있다. |
이번 공연에 30여 개국의 외교사절들을 초빙했던 이병현 노르웨이 대사는 “여러 나라 대사로부터 참전영웅을 기억하는 대한민국의 숭고한 정신에 경의를 표한다는 전화와 편지를 받았다”며 “우리 공관이 10년 이상 노력한 것보다 더 큰 외교적 성과를 이뤘다”고 치켜세웠다.
리틀엔젤스는 각국의 국가와 민요를 불렀고 참전용사들에게 평화의 영웅메달을 걸어 줬다. 노환으로 공연에 참석하지 못한 분들에게는 직접 사람을 보내 전달하기도 했다. 가보로 보관하겠다고 하는 참전용사도 있었다. 의무지원국이 아닌 카메룬에서의 공연은 대한민국과의 수교 50주년을 맞아 뜻깊은 의미를 되새기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해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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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리틀엔젤스 단원들이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서 기념찰영을 하는 중 베를린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
박보희 기념사업회 위원장은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피로써 지켜준 자유와 민주 정신을 발판으로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한 대한민국이 그들의 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이번 순회공연으로 참전국 보은공연은 거의 마무리됐지만, 노래하고 춤추는 평화의 어린 천사들인 리틀엔젤스의 세계 평화를 향한 장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글=이범석 기자 sejama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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