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고환 부상, 흡연, 과음, 과도한 운동, 마약이나 약품, 비만, 랩톱 컴퓨터 등이 남성 불임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28일 보도했다. 정상적인 남성은 심장 박동이 한번 뛸 때마다 평균 100개의 정자를 생산하지만 정상적인 정자 생산이 이뤄지지 않으면 불임이 될 수 있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미국에서 가임 연령에 있는 부부 여섯 쌍 중 한 쌍이 아이를 낳지 못하고 있다. 부부가 1년 동안 피임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성생활을 했음에도 아이가 생기지 않으면 불임에 해당된다. 미국에서 불임의 원인 중 40%는 남성에 있으며 여성이 불임의 원인인 비율도 40% 가량이다. 나머지 20%는 남녀 모두가 불임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부가 아이를 낳지 못하면 가장 먼저 남성의 정자 숫자 조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마크 골드스타인 불임 전문 의사가 말했다. 그는 남성 불임의 70% 가량이 치료가 가능하며 이 중에서 약 25% 가량은 정자 생산을 방해하는 평소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치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성 호르몬의 일종인 테스토스테론 생산에 이상이 생기면 불임이 될 수 있다. 흡연, 과음, 마리화나와 코카인과 같은 마약 복용, 아편 성분이 있는 진통제 복용 등이 모두 정자 생산에 필요한 테스토스테론 호르몬 생성을 방해하거나 정자의 숫자와 질을 떨어뜨린다. 또한 고혈압, 심장병, 위산 과다, 통풍, 염증성 장질환, 전립선 비대, 대머리 치료 약품 등이 이 호르몬 생성을 방해할 수 있다. 테스토스테론 호르몬제나 근육강화제 등을 복용해도 정자 생산이 줄어들 수 있다. 방사능에 노출되면 영구 불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X 레이 검사를 받을 때는 고환 주위를 납으로 된 보호막으로 가려야한다고 골드스타인 박사가 강조했다.
뜨거운 물을 이용한 목욕, 꽉 달라붙는 팬티 착용 등도 정자 생산을 방해한다. 정상적인 정자 생산을 위해서는 고환 주위를 늘 시원하게 유지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이 충고했다. 랩톱 컴퓨터를 무릎에 놓고 사용하면 컴퓨터에서 발생하는 열이 정자 생산에 악영향을 미친다. 고환 부상 또는 정신적 외상도 피해야한다. 이 때문에 운동 경기를 할 때 고환 보호대를 착용하는 게 중요하다. 임질 등 성병이 남성 불임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비만이나 과도한 운동도 정자 생산을 방해한다. 농약이나 중금속에 지속적으로 노출돼도 불임이 될 수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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