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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 정보전쟁… ‘新안보시대’ 정보가 국력이다

입력 : 2011-06-14 23:54:58 수정 : 2011-06-14 23:5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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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냉전 이후 외교전선 갈수록 넓어져… 정보기관 영역도 사이버·경제 등 확대
북한이 최근 남북 비밀접촉 사실을 공개했다. 남북 비밀접촉 사실이 공개된 것은 전례에 없던 일인 만큼 파장도 컸다. 북한이 공개한 남측 협상자 명단 3명 가운데 국가정보원 직원이 한 명 포함됐다. 일반 국민에게는 생소한 인물이다. 국정원 내에서 수십년 동안 대북 관련 협상을 맡아온 인물로 추정된다. 국정원이 남북 비밀접촉에 개입했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국가 정보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던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김천식 통일부 정책실장이나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이 할 수 없는 업무를 도맡아 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정보와 외교의 함수 관계는 복잡하다. 외교는 흔히 국가 목표를 수행하는 측면에서 볼 때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타국의 행위나 의도를 변경시키려는 시도”라고 정의되곤 한다. 여기에서 정보 획득과 활용은 외교정책을 구상하고 실현하는 데 핵심적인 기능을 한다. 비밀스러운 임무를 수행하는 국가정보기관의 역할은 밖으로 보이는 공식적인 외교활동을 물밑 지원하는 데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정보기관은 남북 대치라는 특수 상황의 전통적 안보 위협 외에도 21세기 들어와 발생하는 다양한 과학·인간·경제 안보 등으로 그 활동 영역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안보기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변화된 안보개념, 국가정보기관 역할 확대

탈냉전 이후 외교전선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전통적인 안보 개념이나 양자 외교 활동 외에도 최근 추세는 경제, 인간, 기후, 환경, 기술 등과 관련한 다자외교의 영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신안보위협이라 불리는 전 영역에서 외교의 역할도 강조되고 있다. 이에 맞춰 정보기관의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모든 나라가 효과적인 정보수집, 분석, 정책수립 체제의 수립이라는 국가적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따라 탈냉전 이후 국가정보기관의 역할이 오히려 더욱 증가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어떻게 보면 더욱 절실해진 측면이 강하다. 최근 국정원이 기구 조정을 통해 지역 분야 중심 업무 편제에 사이버, 경제, 테러 등 기능 분야를 크게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안보 환경 변화에 부응하기 위한 업무 조정으로 보인다. 국정원의 모태인 중앙정보부는 5·16 군사정변 직후인 1961년 6월10일 창설된 뒤 군사정부와 권위주의 체제, 민주화 시대를 거치면서 국가안전기획부(1981∼1998년)와 국가정보원(1999년∼)으로 변모해 왔다. 전문가들은 “특정 분야의 한정된 정보가 아닌 국방, 경제, 환경, 외교 등 모든 분야를 포함하는 정보활동을 통해 보다 높은 수준의 국가 안전보장과 국가이익을 확보하는 차원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보전쟁의 첨병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국가정보기관 요원들의 활동은 활발하고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북·중 접경지역은 물론 중국이나 러시아, 아프리카 등지에서의 대북 정보 수집 활동 등을 벌이거나, 중앙아시아나 중남미 오지에서 에너지 자원 관련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 오늘도 사선을 넘나들고 있다. 국내에 잠입하는 테러조직이나 범죄조직에 대한 감시도 상시 이뤄지고 있다. 실례로 현재 500명 이상의 조직원을 가진 테러집단이 80여개국 950여개에 달하는데 국내로 잠입하는 테러조직은 물론 각종 범죄조직에 대해서도 국정원이 거의 완벽하게 밀착 감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활동 영역이 넓어지다 보니 위신을 실추시키는 실수도 종종 발생하곤 한다. 최근 국정원은 몇 차례 신문 지면을 크게 장식했다. 리비아에서 비밀 활동을 벌이던 국정원 직원이 리비아 정보당국에 적발돼 추방됐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이 머무는 숙소에 침입해 관련 정보를 획득하는 과정에서 발각되기도 했다. 올 초에는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상하이 스캔들의 핵심 연루 인물로 부각된 적도 있다. 언론들은 “국가정보기관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활동하면서 공식적인 국가 정책을 지원하고 도와야 하는 것이 정석인데,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21세기 안보 환경의 변화 속에 국가정보원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사진은 국정원 전경.
세계일보 자료사진
◆정보기관 발전 전략과 미래 비전


한국 정보기관 입장에서는 북한 정보 파악 및 분석이 국가정보의 최우선 목표다. 최근 증가하는 신안보 위협에 맞춰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겠지만, 대북 정보가 최우선 과제라는 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북한 변수는 국가 안보에 치명적인 사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염돈재 성균관대 국가전략대학원 원장은 “세습족벌 체제와 경제파탄으로 위기에 처한 북한이 계속 도발해 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국정원 편제와 기능, 법적 지위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국정원의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하는 법제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업무 추진의 지속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려면 국정원장의 임기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와 함께 신안보 위협의 핵심인 테러와 사이버 공격 등에 대비한 기능 강화도 우선 과제로 꼽힌다.

이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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