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노비츠키와 관계 각별…결국 31년 만에 챔피언 이끌어 괴짜 구단주 마크 큐반(53)이 없었다면…. 큐반의 댈러스 매버릭스가 마이애미 히트를 물리치고 팀 창단 이후 31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 타이틀을 차지했다.
댈러스는 1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아메리칸에어라인 아레나에서 열린 2010-2011시즌 NBA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6차전에서 더블 더블을 달성한 ‘독일 병정’ 더크 노비츠키(21점·11리바운드)의 활약을 앞세워 마이애미를 105-95로 이겼다. 댈러스는 4승2패를 기록, 2005-2006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마이애미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한번에 털어버리면서 1980년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에 오른 것이다. 노비츠키는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사실 구단주 큐반이 없었다면 노비츠키도 없었고, 31년 만의 우승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큐반이 아니었더라면 노비츠키도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었을 수도 있다. 1998년 댈러스에 입단한 노비츠키는 큐반이 댈러스 구단주에 취임한 2000년 1월 이후 세 차례나 댈러스와 재계약했다. 2001년 10월에 6년을 계약했고, 이 계약이 끝나기 1년 전인 2006년 다시 3년간 계약을 연장했다. 또 지난해 7월 다시 4년간 댈러스와 함께 하기로 계약하는 등 큐반 구단주, 노비츠키, 댈러스는 따로 떼어 생각하기 어려운 관계다.
수많은 ‘기행’으로 잘 알려진 큐반은 세계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가장 극성인 구단주로 유명하다. 구단주가 직접 심판 판정에 불만을 나타내거나 상대팀 선수와 언쟁하는 일이 잦아 지금까지 낸 벌금만 족히 100만달러가 넘는다. 첫 시즌이던 2000-2001시즌에만 7차례 50만5000달러를 벌금으로 냈던 큐반은 2001-2002시즌에는 공개적으로 판정에 불만을 제기하다 한 번에 벌금 50만달러를 부과받기도 했다.
큐반의 농구 열정이 벌금만 내는 ‘괴짜의 행보’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큐반은 2005-2006시즌 정규리그 최종전을 보러 온 2만여명의 관중에게 공짜 왕복 항공권을 선물하는 등 구단과 팬을 위한 것이라면 돈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댈러스는 큐반이 구단을 인수한 후 매년 플레이오프에 오르며 꾸준한 성적을 냈고, 11년 만에 우승컵까지 들어 올린 것이다. 큐반은 어떤 사람이기에 벌금만 100만달러를 넘게 내며 댈러스의 우승에 목을 맸을까. 195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태어난 큐반은 1982년 처음 댈러스에 진출했고 이때만 해도 바텐더, 세일즈맨 등을 하며 살림을 꾸려 나갔다.
이후 컴퓨터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이크로 솔루션스를 세워 자기 사업을 시작한 큐반은 1990년 회사를 매각하며 200만달러를 남겼고 이를 바탕으로 점차 사업을 확장해나갔다. 농구 명문 인디애나대를 나온 큐반은 1995년 대학 동창생과 함께 오디오넷이라는 인터넷망 회사를 세워 대학농구 인터넷 중계에도 나섰고 이후 극장, 영화, 케이블TV 사업 등에도 뛰어들며 부를 쌓았다. 올해 포브스 집계에 따르면 재산이 25억달러로 세계에서 459번째 부자다.
김준영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