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이후 대기업 제품 420여억원 어치 사들여 앞으로 행정안전부와 소속 기관 8곳, 244개 지방자치단체는 필기구나 복사용지, 프린터 토너, 공구, 청소용품 등 소모성 자재(MRO)를 중소기업에서 구매해야 한다.
행정안전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지침을 이번주 안으로 마련해 본부와 소속기관, 지자체에 내려보내겠다고 8일 밝혔다.
행안부는 조달청에서 공급하는 물품에 대해서는 대기업 계열 MRO기업의 물품을 배제하도록 할 방침이다. 삼성의 아이마켓코리아, LG의 서버원 등 이들 MRO기업이 취급하는 품목은 각 부처나 지자체에서 공통으로 사용하는 문서파일, 사인펜, 메모지, 노트, 전산소모품, 책보관바인더 등 2000개에 이른다.
행안부는 또 이들 제품보다 단가가 쌀 경우 수의계약을 통해 영세업체의 제품을 사용하도록 하는 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다. 행안부의 이런 지침은 선언적인 의미가 있어 다른 중앙부처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 관계자는 “행안부는 지난 3년간 조달청을 통해 대기업 계열의 MRO기업 제품을 1억3000만원어치 구매했지만, 수십억원으로 늘어날 수도 있어 제동장치(지침)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맹형규 행안부 장관은 지난 7일 간부회의에서 “대기업이 MRO 계열사를 두고 문구·청소용품, 순대 등까지 납품하는 것은 부끄러운 짓이다. 앞으로 소모성 자재를 구매할 때는 대기업을 배제하고 중소기업과 거래하라. 다른 부처에도 이런 방침에 동참하도록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서울 성북갑)에 따르면 33개의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이 2008∼2010년 대기업 계열사 MRO기업과 계약을 맺고 구매한 사무용품, 전자 소모품 등은 415억1038만원어치에 달했다. 또 정부와 공공기관이 2008년부터 지난 5월 말까지 조달청을 통해 대기업 계열 MRO기업의 제품 422억4891만원어치를 구매했다.
정 의원 측은 ▲정부·공공기관, 대기업 협력업체의 대기업 계열 MRO 거래 금지 ▲대기업 MRO의 불공정행위 상설감시기구 설치 ▲중소기업·소상공인 마케팅 전담조직 확대·강화 ▲MRO 분야에 중소기업 적합 업종 포함 등을 담은 ‘소모성 자재 납품업 지원에 관한 법률’을 마련해 발의하기로 했다.
박찬준 기자 sky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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