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태풍 북상… 日방사능 확산 ‘초비상’

입력 : 2011-05-29 23:17:37 수정 : 2011-05-29 23:17:37

인쇄 메일 url 공유 - +

2호 ‘송다’ 빠르게 북동진… 동북아 오염 기폭제 우려
한반도에도 유입 가능성
본격적인 태풍의 계절이 시작되면서 일본뿐 아니라 동북아 지역에 방사성물질 확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태풍은 바람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불어 일본 지역에 상륙한다면 방사성물질이 한반도 쪽으로 유입될 수 있다. 폭우를 동반한 태풍 2호 ‘송다’가 북상하는 일본에서는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중심으로 24시간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29일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최대 풍속 35m, 시간당 최고 30㎜ 이상의 폭우를 동반한 태풍2호 ‘송다’가 이날 오전 일본 남부 시코쿠(四國) 남쪽 해상을 지나 시간당 최고 65㎞로 북동진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진행 경로로 볼 때 일본 열도를 따라 올라가면서 동일본 대지진 재해지역을 포함한 광범위한 지역에 폭우와 강풍 피해를 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 안팎에 쌓인 다량의 방사성물질이 강력한 태풍과 결합될 경우 더 빨리,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다. 많은 양의 비와 바람으로 토양과 대기를 정화하는 태풍의 ‘청소 기능’이 이번에는 역으로 후쿠시마의 방사능 오염을 주변지역으로 확산하는 ‘기폭제’가 될 우려가 크다.

도쿄전력은 태풍 접근에 대비해 긴급 보강작업을 벌이고 있다. 원전 건물과 부지에 쌓인 방사성물질이 강풍을 타고 날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도쿄소방청 방수차를 이용해 28일부터 1만3500ℓ의 비산방지제를 살포하고 있다. 비산방지제로 방사성물질이 바람을 타고 확산되는 것을 어느 정도 막는다 하더라도 폭우에 따른 고농도 오염수 증가와 지하수 오염, 해양 누출 확산 사태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1∼4호기는 사고 당시 수소폭발 등으로 지붕이 날아가거나 벽이 너덜너덜해진 상태여서 비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폭우가 내리면 빗물이 격납용기 주변의 1000mSv(밀리시버트) 이상의 고농도 방사성물질과 뒤섞여 건물 안에 고일 가능성이 크다.

태풍 영향권에 있는 우리나라도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국책연구원의 고위 관계자는 “일본이 원전사태 이후 방사성물질을 완벽하게 봉쇄하지 못하고 있다”며 “태풍이 동풍을 일으켜 한반도 쪽으로 유입되는 양이 많아질 위험이 있는 만큼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사성물질이 유입되더라도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예상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은 바람이 중심(태풍의 눈)으로 모이는 성질이 있고, 일본을 거쳐 온다고 해도 방사성물질이 비에 녹아 한반도에 도달하는 양은 극히 적을 것”이라며 “일본에서 방사성물질의 대기 배출량이 적어지고 있어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우상규 기자, 도쿄=김동진 특파원 bluewins@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베이비몬스터 아현 '반가운 손인사'
  • 베이비몬스터 아현 '반가운 손인사'
  • 엔믹스 규진 '시크한 매력'
  • 나나 '매력적인 눈빛'
  • 박보영 '상큼 발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