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루율·뜻밖 부상 경쟁 변수 도루왕 경쟁이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다. 최근 몇년간 도루 부문을 주름잡았던 프로야구 LG의 이대형(28)의 독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뜻밖의 대항마가 나타난 것이다. 두산의 5년차 오재원(26)이 그 주인공이다.
오재원은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무려 4개의 도루에 성공했다. 한 경기 4도루는 올 시즌 첫 기록. 역대 최다 기록은 이종범이 1993년 9월26일 전주 쌍방울전에서 작성한 6도루다. 시즌 도루를 단숨에 21개로 늘린 오재원은 도루 1위 이대형(22개)을 1개 차로 바짝 추격했다. 3위 김선빈(KIA)과의 격차는 7개로 벌렸다. 이에 따라 앞으로 도루왕 경쟁은 이대형과 오재원의 2파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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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형 오재원 |
이대형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시즌 연속 도루왕 타이틀을 거머쥔 공인받은 대도. 이대형이 세운 4년 연속 50도루, 3년 연속 60도루는 모두 프로야구 첫 기록이다. 올해도 전망은 밝았다. 지난해 시즌 막판까지 경쟁을 벌였던 김주찬(롯데)이 오른쪽 손목 부위를 다쳐 어렵지 않게 도루왕 5연패를 이룰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뜻밖의 오재원이 대항마로 등장하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이대형은 100m를 11초대 중반에 주파하는 빠른 발과 과감한 시도로 역대 김일권, 이순철, 이종범, 정수근 등의 ‘대도’ 계보를 잇고 있다.
올 시즌에도 도루왕 경쟁의 열쇠는 도루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잣대인 출루율이다. 현재 출루율은 오재원이 0.323, 이대형이 0.347. 그러나 오재원은 최근 6경기에서 타율 3할8푼1리를 기록하는 등 타격감을 끌어올리며 출루율을 높이고 있다.
변수도 있다. 장기 레이스를 치르면서 나올 수 있는 뜻밖의 부상이다. 이대형은 26일 1회 슬라이딩 후 어깨 통증을 호소해 바로 교체됐다. 24일에도 몸 맞는 공으로 다친 엉치뼈 부근 근육통 때문에 결장했다. 오재원 역시 왼쪽 무릎이 좋지 않은 상태다.
유해길 기자 hk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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