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급감… 소수인종 전락…교육 등 사회전반 변화 예고

애리조나는 지금 밀려드는 히스패닉 성인뿐 아니라 히스패닉 아이들로 인해 홍역을 치르고 있다. 애리조나 피닉스에 있는 수톤 초등학교의 학생 94%가 히스패닉이다. 이 중 절반가량은 불법 체류 외국인 자녀이다. 전교생의 95%가 저소득층 학생으로 정부로부터 점심 보조금을 지급받고 있다.
수톤 초등학교는 극단적인 사례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애리조나의 주도 피닉스시 학생의 90%가 히스패닉이다. 이 때문에 수톤 초등학교가 미국 교육 현장의 미래이고, 애리조나가 미국 사회의 미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 백인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지만 히스패닉은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인구 센서스에서 백인은 미국의 100대 도시 시민의 41%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히스패닉은 지난 10년 사이에 43%가 증가해 현재 5050만명에 달한다. 미국에서 18세 미만 연령층에서 소수 인종이 차지하는 비율이 47%에 달했다. 2000년에는 그 비율이 39%에 그쳤다. 미국의 10개 주와 35개 대도시에서 소수 인종이 차지하는 비율이 50%를 넘었다고 브루킹스 연구소가 최근 발표했다. 백인이 점점 ‘소수’ 인종으로 전락해가고 있다. 미국에서 2020년 이전에 젊은층에서 소수 인종과 다수 인종 간 역전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에서 인구 구성의 급격한 변화는 사회 전반에 걸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어린아이와 청소년이 집결하는 교육 현장이 가장 먼저 시험대에 서 있다. 25∼29세 히스패닉 중에서 대학 졸업자의 비율은 12%에 불과하다. 앞으로 인구 변화 추이를 감안할 때 히스패닉이 노동력의 중추 역할을 수행하게 돼 있으나 이들의 학력이 현저하게 뒤떨어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잠재 경제 성장과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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