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목동의 SBS사옥에서 제작발표회를 연 새 수목드라마 ‘시티헌터’를 두고 시청자들의 기대와 우려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1980년대를 풍미한 대표적인 만화를 드라마화한다는 기대감에 비해 이날 공개된 드라마의 윤곽은 원작과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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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방송되는 SBS 새 수목드라마 ‘시티헌터’에서 남녀 주인공을 맡은 배우 이민호와 박민영. |
반면 25일부터 방송되는 드라마 ‘시티헌터’는 ‘이윤성’이란 주인공을 내놨다. 이윤성은 어릴 적 아버지를 잃고 북파공작원 조교 출신인 양아버지 ‘이진표’에게 키워진 인물로 아버지의 복수를 꿈꾸는 청와대 국가지도통신망팀 요원이다. 원작은 에피소드 형식으로 각 편의 연계성이 없지만, 드라마는 ‘복수’라는 큰 줄기를 갖고 있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적 상황이 많이 개입돼 전혀 다른 전개를 보일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제작진이 “원작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내용을 드라마로 만들겠다”고 밝혔지만 팬들은 “그렇다면 완전 다른 내용 아니냐”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원작자인 호조 쓰카사는 “시티헌터의 탄생 과정을 그린 ‘시티헌터 비긴즈’에 해당하는 부분을 서울, 뉴욕 등 다양한 도시를 배경으로 전개해 나가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해 우려를 다소 해소시켰다.
이에 대해 원작의 팬은 “공중파에서 다루기 힘든 건 알지만 미인의 의뢰만을 받는 게 아니면 사에바 료가 아니다”라며 다소 자극적인 캐릭터가 사에바 료의 매력이라 말한다. 제작사 측은 “원작 만화의 주인공과는 다른 개성의 한국적 캐릭터가 그려진 것”이라며 “007 제임스본드가 기본 캐릭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배우가 바뀌면 그 나름의 매력이 더해지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제작을 담당한 진혁 PD는 “배경이 1980년대 도쿄에서 2011년의 서울로 바뀌었기 때문에 변화는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민호 또한 “사실 원작이 너무 오래된 만화라 참고할 수 있는 부분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며 “원작 팬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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