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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막 내리는 오프라 윈프리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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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5-15 22:01:35 수정 : 2011-05-15 22: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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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부터 25년간 5000회 방영…마이클 잭슨 출연땐 3650만명 시청
스타 충격 고백·통큰 이벤트 화제…흑인 미혼모 딸서 ‘방송계 신화’로
‘하루 평균 700만명 시청, 전 세계 145국 방영, 5000회 방송.’ 1986년 첫 전파를 탄 미국의 대표 토크쇼 ‘오프라 윈프리 쇼’가 지난 25년간 남긴 기록이다. 주부를 대상으로 하는 낮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토크쇼 부문 시청률 부동의 1위를 지켜온 이 프로그램은 오는 25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윈프리 쇼는 방청객 전원에게 자동차·해외여행을 선물하는 등 ‘통큰 이벤트’와 유명 인사들의 충격적인 고백, 외모에 자신 없는 이들을 완벽하게 변신시키는 등의 기발한 프로젝트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화려한 출연진, 충격고백, 기발한 프로젝트

오프라 윈프리 쇼는 1986년 9월8일 ABC방송을 통해 처음 방영됐다. 말솜씨가 뛰어나 고교시절부터 아르바이트로 방송출연을 했던 윈프리는 1984년 1월 시카고 WLS-TV의 아침 토크쇼 ‘AM 시카고’를 통해 진행자로 첫발을 내디뎠다. 불과 몇달 만에 시카고 최고 토크쇼로 성장했고, 40배의 출연료를 받고 프로덕션과 계약을 했다. 이후 ‘오프라 윈프리 쇼’로 프로그램 타이틀을 바꿨고 1시간짜리 전국 방송이 됐다.

백인 중심의 방송계에서 흑인 진행자로서, 또 ‘예쁘고 날씬하지 않은’ 여성으로서 성공하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그는 특유의 유쾌함과 호기심으로 미 방송역사에 수많은 기록을 남기며 승승장구했다.

윈프리 쇼는 유명 연예인과 정치 거물 등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한다. 1993년 윈프리는 좀처럼 방송에 출연하지 않는 마이클 잭슨을 섭외하는 데 성공, 그의 저택 ‘네버랜드’에서 생방송으로 독점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방송은 무려 3650만명이 시청해 미국 토크쇼 역사상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미 방송 전체에서도 역대 네 번째로 높은 시청률이었다. 마이클 잭슨이 사망한 2009년에는 그의 부모가 출연해 스튜디오가 눈물바다가 됐다.

영화배우 톰 크루즈는 2005년 출연해 케이티 홈즈와의 열애를 밝히며 소파 위에서 뛰고 바닥에 무릎을 꿇기까지 해 그해 ‘가장 놀라운 방송장면’으로 꼽혔다.

2008년 미 대선 당시 윈프리의 지지를 받았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지난달 부인 미셸 오바마와 동반 출연해 대통령으로서의 생활, 출생증명서를 공개한 이유 등에 대해 털어놨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앨 고어 전 부통령,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세라 페일린 등도 그의 쇼를 거쳐 갔다.

2011년 4월27일 종영을 앞두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가운데)과 부인 미셸 오바마가 출연했다.
각종 충격 고백으로도 화제가 됐다. 윈프리가 마약 복용 경험을 털어 놓은 것을 비롯해 가수 휘트니 휴스턴도 순탄치 않았던 결혼생활과 마약중독 등 힘들었던 과거사를 고백했다. 미국 최고의 아이돌 스타였던 ‘백 스트리트 보이즈’의 멤버 AJ 맥린은 어머니와 함께 출연해 약물중독 치료과정을 공개했다.

사연이 있는 일반인들의 출연도 많았다. 2003년 한 남성의 음주운전 사고 피해로 전신 화상을 입은 여성이 출연했는데, 윈프리는 “그녀는 내면이 아름답다”며 가장 인상에 남는 출연자로 꼽았다. 이 자리에는 사고를 일으킨 남성의 어머니가 출연해 피해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하기도 했다.

2003년 크리스마스에 맞춰 남아프리카의 고아원을 방문해 5만명의 어린이들에게 축제를 열었다.
기발한 프로젝트와 과감한 선물 공세로도 인기를 끌었다. 윈프리는 1988년에는 ‘다이어트의 꿈은 이뤄진다(Diet Dreams come true)’를 통해 공개적으로 다이어트를 선언, 몸무게를 67파운드(약30㎏)나 줄인 뒤 날씬한 몸매로 등장했다. 윈프리는 책 읽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1995년에는 한 달에 한 권씩 직접 선택한 책의 저자와 독자를 초대해 책에 대해 토론하는 ‘북클럽’이라는 새로운 코너를 시작했다. 그가 선택한 책은 소개 즉시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때때로 방청객들은 뜻밖의 선물을 손에 넣기도 했다. 2004년에는 19번째 시즌 시작을 기념해 방청객 276명에게 GM의 ‘폰티악 G6’를 선물했고 2010년에도 폭스바겐의 ‘뉴비틀’을 선물했다. 2009년에는 전 스태프, 방청객과 함께 호주 시드니로 여행을 가기도 했으며 현금, 애플 아이패드 등 다양한 선물을 제공했다.

2005년 배우 톰 크루즈가 당시 연인이었던 케이티 홈즈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며 소파에서 껑충껑충 뛰고 있다. 이 장면은 그해 ‘가장 놀라운 장면’으로 뽑혔다.
◆솔직하고 진심 어린 진행이 ‘장수 비결’


가난한 흑인 미혼모의 딸로 태어난 윈프리는 친척집을 전전하며 자랐고 가난과 인종 차별에 시달렸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겪은 다양한 경험은 타인의 아픔을 진심으로 공감하고 위로를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웠다. 이는 방송 진행자로서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프로그램 시작 초기 근친상간으로 학대받은 한 여성이 등장해 성폭행 경험을 털어놓자 윈프리는 진심에서 우러난 눈물을 펑펑 쏟았다. 9살 때 사촌에게 처음 성폭행을 당하고 삼촌에게 유린당한 사춘기 등 자신의 과거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는 가정폭력, 인종차별 등으로 고통받은 초대손님이 등장할 때마다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면서 그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윈프리는 정치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2008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그는 버락 오바마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고 수백만 유권자를 오바마의 편으로 만들었다.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일리노이주지사는 공석이 된 상원의원 자리를 윈프리에게 제안하려 했지만 윈프리는 “정치에 뛰어들고 싶지 않다”며 사양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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