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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on] 거북이 "희망을 노래하는 '거북이', 그것으로 충분해요"

입력 : 2011-05-12 13:52:01 수정 : 2011-05-12 13:5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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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가 다시금 희망을 노래한다. 지난 2008년 故 터틀맨(본명 임성훈)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고, 슬픔을 추스르기까지 꼬박 3년이 걸렸다. 지이, 금비는 이강을 새 멤버로 영입해 싱글앨범 '주인공'으로 돌아왔다. 밝고 희망적인 가사와 멜로디, '거북이'의 노래는 여전하다. 노래에 귀를 열어두는 것만으로도 온갖 걱정, 잡다한 스트레스를 떨쳐내게 했던 거북이의 컴백이 반갑다.

"오빠가 돌아가셨을 때 '진짜 우린 끝이구나' 생각했어요. 오빠가 없는 슬픔이 너무 크게 다가왔고, 앞도 캄캄했죠. 오빠 돌아가신 지 한 달도 안됐을 때 주변에서 '새 멤버 영입해서 활동하라'는 말이 그렇게 야속할 수 없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보니 '오빠가 남겨주신 거북이를 이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거북이가 의미 있는 팀이기에 준비도 철저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만큼 그 기간이 오래 걸린거죠.(금비)"

터틀맨을 떠나보내고 지내온 3년 동안  남겨진 멤버 지이와 금비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상실감을 떨쳐내려 노력했다. 금비는 지난해 솔로앨범을 발표하며 다시 마이크를 잡았지만 지이는 일본 유학을 다녀오며 마음을 다잡았다.

"오빠를 보낸 뒤 취미 삼아 공부했던 일본어를 약으로 삼았어요. 집 밖에 나가지도 않고 집 안에서 일본어 공부만 하면서 일본 유학을 준비했어요. 모아둔 돈은 엄마 드리고, 타던 차도 오빠에게 넘겼어요. 집까지 처분하고 3개월치 기숙사비만 들고 일본으로 떠났죠. 전 일본에서 다시 살았다고 생각해요. 못해본 아르바이트를 하며 꼬박꼬박 월급 받는 재미도 느끼며 재미있게 지냈어요. 앞으로 일본어 공부는 계속 할 거예요.(지이)"

'거북이' 새 얼굴, 이강은 훈남의 비주얼에 가수 김태우와 절친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2001년 '엑스클랜'이라는 힙합그룹 객원보컬로 처음 무대에 섰어요. 전역 후 트레이너로 일하면서도 음악을 놓지 않았어요. 프로젝트 팀도 결성했지만 여러 문제들로 진행 도중 무산됐죠. 그러다 지이 누나, 금비를 만나 데뷔하게 됐어요"

이강은 김태우와의 친분에 대해 "중학교 때부터 친구"라며 오랜 전 인연을 꺼내놓았다.

"중학교 2학년 때 구미로 전학오게 되면서 태우와 친해졌어요. 태우도 저처럼 '솔리드'를 좋아했거든요. 함께 소풍이나 축제 때 노래도 많이 불렀어요. 서로 안 지려고 연습도 많이 했고요. 지금 16년이 흘러 태우는 스타가 됐고, 저는 이제 시작이지만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프로젝트 팀을 이뤄 노래해 보고 싶어요 (이강)"  

거북이가 컴백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고민이 남성 멤버를 영입이었다. 그만큼 거북이에게 남성 멤버는 중요한 의미. 금비는 처음 이강을 마주한 느낌 "영혼이 맑아보였다"고 표현했다.

"저희는 멤버의 실력보다 인성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고생을 얼마나 했는지도요. 처음 오빠를 봤을 때 선하고 영혼이 맑아보였어요. 순수하고 열심히 하려는 의욕도 있어보였죠. 무엇보다 긍정의 마인드를 갖고 있어 좋았어요.(금비)"

터틀맨은 '거북이'라는 그룹을 만들었고, 그가 만든 음악을 통해 '거북이'만의 색깔을 입혔다. 터틀맨의 빈자리는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고 말할 만큼 '거북이'에게 터틀맨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지이, 금비는 이강이 터틀맨의 빈자리가 아닌 새로운 거북이 식구로 들어온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새 멤버 이강에게 터틀맨의 역할을 강요하는 것은 그에게 크나큰 부담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오빠의 자리를 이강이 메우는 개념이 아니에요. 오빠의 자리는 분명히 있고, '거북이' 틀 안에서 이강이라는 새 식구를 받아들인 거죠. 거북이에게 오빠의 역할이 얼마나 컸는지 다들 아실 거예요. 이강의 실력은 지금도 좋지만 항상 열심히 하고 있고, 하루가 다르게 향상되어가고 있으니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해요.(금비)"

이강에게 '터틀맨 대신'이라는 주위 시선이 부담스러울 만하다. 하지만 이강은 되려 "영광스럽고 고마운 일"이라며 책임감을 이야기했다.

"성훈 형, 성훈 형의 가족 분, 지이 누나와 금비가 허락하고, 기회를 줬기 때문에 '거북이'멤버가 될 수 있었던 거니까 감사해요. 주위에서 성훈 형과 저를 비교할 수 있겠지만 그런 맘 충분히 이해해요. 칭찬뿐 아니라 쓴소리도 도움이 되잖아요. 부담보다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더 커요.(이강)"

'거북이'는 가족처럼 편안한 팀 분위기를 자랑한다. 이강은 비슷한 나이대라는 공감대 때문인지 '거북이'로 융화되는 데 긴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팀웍 좋은 건 '거북이' 전통인가 봐요. 이전에도 활동하면서 일한다기보다 논다고 생각했으니까요. 멤버 모두 사이 좋고, 늘 재미있어요(지이)"

거북이가 3년만에 내놓은 새 싱글앨범 '주인공'은 절망으로 주저앉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메시지를 경쾌한 멜로디로 담아낸 곡이다.

"'주인공'은 거북이의 음악과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느낌이 다른 곡이에요. 이번에도 '거북이' 하면 떠올리는 희망적인 가사예요. 저희도 지난 3년간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았지만 그 때마다 '일어서야지'라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어요. 고민없고, 힘들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그럴 때마다 일어서 다시 한 번 달리자, 힘내자는 메시지를 담았어요"

지난 4월28일 엠넷 '엠카운트다운' 컴백무대를 시작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거북이는 '주인공' 음원을 공개한지 하루만에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만큼 거북이를 기다려왔던 팬들이 많았음을 보여주는 결과인 셈이다. 

거북이는 무대를 떠나 있던 공백기에서 비롯한 부담감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거북이가 늘 그랬듯 이내 "잘 해내리라"는 긍정어린 대답이 돌아왔다.

"3년을 쉬었기에 부담감이 커요. 하지만 오빠가 항상 옆에서 도와준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괜찮아요. 그동안 무대가 많이 그리웠거든요. 다시 무대로 돌아간다니 감회가 새로워요 감격스럽기도 하고요. 신인으로 돌아간 기분이에요.(지이)"

"이젠 단순히 '가수니까' 무대에 서는 게 아니에요. 무대 자체를 즐기면서 노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금비)"

"거북이가 쌓아온 이미지, 신인의 자세로 지켜갈 거예요. (이강)"

거북이의 음악이 대중에 어떻게 비춰지길 바라냐는 질문에도 욕심을 떨쳐낸 듯 담담하게, 그러면서도 확신에 찬 답을 내놓았다.

"그런 거 없어요. 새 식구가 들어왔을 뿐, 우린 예전 그대로의 거북이에요. 우리 음악을 들으면 '기분 좋은 거북이' '신나는 거북이'라고만 생각해주시면 좋겠어요!"

/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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