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 원전선 비상발전기 가동 원자로 냉각 ‘초긴장’

이날 현재 207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된 앨라배마주를 비롯, 토네이도가 강타한 미시시피, 테네시, 아칸소, 루이지애나, 조지아 등에서 30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1974년 315명의 사망자를 낸 토네이도 이후 최악의 피해 규모다.
앨라배마와 미시시피, 조지아주에서는 이날 비상사태가 선포돼 주방위군이 구호작업에 나섰으며, 남부 텍사스에서 북부 뉴욕주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호우 경보가 발령됐다. 이날 오전부터는 뉴욕과 메릴랜드, 노스캐롤라이나 등 동부지역 일대에도 토네이도 경보가 내려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로버트 벤틀리 앨라배마 주지사와 전화통화를 갖고 연방정부 차원의 긴급구호 작업과 이재민 지원을 승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에서 토네이도 피해 지역에 대한 연방 정부 차원의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했으며 29일 앨라배마주를 방문, 현지에서 피해 수습 활동을 독려할 예정이다. 앨라배마주 피해 복구를 위해 2000여명의 주 방위군이 투입됐다.
앨라배마 대학이 위치한 도시 터스컬루사는 이번 토네이도로 가장 큰 인명 손실이 발생했다. 인구 8만3000명인 터스컬루사는 상당수 도심 건물들이 파괴됐으며 이날 현재까지 36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쓰러진 나무들로 송전선이 끊기고 전기 공급이 중단되면서 도시는 암흑 천지로 변했으며 경찰서 등 기반 시설이 파괴돼 구호 작업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앨라배마와 미시시피, 테네시주에서만 100만명 이상의 주민들이 정전으로 인한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다.
토네이도에 이은 폭우로 앨라배마 중남부 일대는 도로가 유실되면서 마비 상태가 됐다. 앨라배마주 브라운스 페리 원자력발전소로 향하는 전력선이 끊기는 바람에 비상 발전기로 원자로를 냉각시켜야 하는 비상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미 기상 당국은 이날 현재까지 앨라배마에 66건, 미시시피 38건 등을 포함해 최소 137건의 토네이도 발생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번 토네이도로 미국 항공사들은 27일 1000여편의 항공기 운항을 취소한 데 이어 이날도 1300여 편의 운항을 취소했다.
미국을 강타한 토네이도는 동태평양 해역의 수온이 평년보다 낮은 현상이 지속되는 ‘라니냐’ 현상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기상전문가인 댄 코틀로스키는 “미 북부 상공에 걸쳐 있는 찬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가 더운 공기와 충돌하면서 폭풍우 활동을 유발하는데, 라니냐라고 불리는 기상 현상이 이를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조남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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