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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완식의 화랑가 산책] 김종학 화백에게 민예품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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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4-06 14:48:41 수정 : 2011-04-06 14:4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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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화가로 유명한 김종학(74)화백은 민예품 수집광이다. 집을 팔아서까지 인사동 등을 뒤져 소반 등 목기를 비롯해 베갯모 등을 사들였을 정도다. 그가 어떤 민예품을 샀다는 소문이 돌면 너도 나도 합세해 가격이 치솟곤 했다. 그는 그것이 우리것을 지키는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는 점에서 즐겼다. 많은 이들은 그의 안목으로 산 물건을 되팔라며 종요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하는 수 없이 구입 가격에 내준 일도 허다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에게 ‘인사동 나까마’라는 애칭을 붙여주기도 했다.

김 화백은 좋은 물건을 만나면 웃돈으로 충분히 그 가치를 지불하고도 모자라 즉석에서 그림을 그려 주기도 했다. 인사동 통인가게 김완규 사장도 그의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길’에 길동무가 돼 주었다. 석조물 수집을 했던 송영방 화백, ‘뿌리깊은 나무’ 를 창간한 한창기씨, 윤명로, 변종하 화백도 합세했다.

김 화백은 목기의 소박한 장식들에서 현대미술의 미니멀니즘을 봤다. 베갯모 등 전통 자수품에선 현대감각의 색채를 발견했다. 조선시대 여인들의 정갈하면서도 자유분망한 색채감과 ,서툰듯 하면서도 반듯한 구성력을 실현해 내는 조형감각에 매료됐다.

그의 안목은 작품에 그대로 스며들었다. “꽃그림 그리니깐 이발소 그림 그리느냐며 참 많은 지청구를 들었죠.” 그는 추상미술이 유행하던 시절, 스스로 추상미술을 버리고 구상미술을 택했고 백색의 모노크롬 회화가 대세를 이루던 시절에는 정반대로 화려한 원색을 사용해 그림을 그렸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이 그의 회고전을 마련한 것은 이런 독자적 길을 걸어온 작가의 여정에 대한 화답일 수 있다.

“꽃을 그리긴 하지만 원래 제가 추상을 했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추상적 이상화를 했다고 할까요. 또 비록 구상화지만 현대적인 맛을 주고자 클로즈업해서 그리다 보니 여백을 남기지 않고 화면을 꽉 채우게 된 거죠.”

그는 수집한 민예품 모두를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버림’을 통해 그 가치를 진정하게 소유하고 싶어서다. 전시는 6월26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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