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편집·시간 재배치… 대담한 드라마 강렬한 파장
시종 사랑의 행복·아픔 그려… 주연 남녀 배우는 실제 부부

영화는 독특한 편집스타일과 시간을 재배치한 대담한 드라마 구성에 힘입어 강렬한 감정의 파장을 불러일으킨다.
“사랑해. 이 말을 입에 여러 번 담아 봤지만 뜻을 이제야 알았어.”
서로에게 빠져들고 끊임없이 탐닉하는 시간들. 정말 이토록 사랑할 수 있는 걸까. 그러나 빠져들었던 순간만큼 사랑했던 시간만큼 빠르게 또는 천천히 이별의 순간이 찾아온다.
“자기는 어린애처럼 사랑을 꿈 꿔. 어른들의 현실을 무시하지.”
“넌 항상 도망치잖아. 현실도피 한다고.”
뒤를 이어 별리의 아픔과 고통의 시간들이 어김없이 따라온다. 모든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까지 연인들은 사랑할 때보다 오히려 더 참혹하리만치 괴로운 가슴의 통증을 견뎌 내야만 한다.
영화는 사랑에 빠진 연인들이 느끼는 행복과 아픔에 관한 이야기를 객석에 풀어놓는다. 격렬하게 사랑한 순간, 치열하게 견디는 순간, 힘들게 마주하는 순간 등 사랑의 시간들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낸다.

“먹지도 자지도 못해 살이 빠졌어. 항상 생각하느라… 그러니 둘 다 망치기 전에 그만 헤어져. 자긴 내게 최고지만 나랑 있으면 불행해져. 난 못 된 여자이니까. 자긴 사랑을 위해 뭘 할 수 있어?”
“어디까지 솔직한 거고 어디까지 속이는 건지 알 수 없어.”
“언제쯤 걱정(집착) 안 할 거야?”
마침내 둘이 말다툼을 벌이다 헤어지는 장면에서 감독은 두 남녀 배우를 화면 좌우 끝에 배치한다. 연인 사이에 벌어질 대로 벌어진 감정의 거리와 갈등의 폭을 한눈에 보여주는 인상적인 대목이다. 영화 속 두 주연배우는 실제 부부다. 미카엘 코헨 감독은 자신의 소설을 직접 스크린에 옮겼다. 그는 각본, 연출, 주연 등 1인 3역을 소화했다. 그의 감독 데뷔작이다.
왜 사랑에 확신을 갖지 못하는 걸까, 왜 사랑하다 헤어지는 걸까. 사실 영화의 줄거리는 중요치 않다. 영화는 시종 끊임없이 객석에 묻는다.
“당신 제대로 사랑하고 있어?”
김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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