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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살아남아 빠져나갈 수 있을까

입력 : 2011-03-24 21:27:52 수정 : 2011-03-24 21:2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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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싱
쉴 새 없이 쫓기면서도 생존자들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기회를 갖게 된다
1585년 로어노크 섬 주민 115명 실종. 1930년 캐나다 로키산맥 이누아트 마을 주민 27명 증발. 1945년 포르투알레그레행 여객기 탑승자 92명 모두 해골로 발견. 1954년 버뮤다 삼각지대 미해군 수송기 탑승자 43명 전원 실종.

40대를 넘어선 관객이라면 어릴 적 ‘어깨동무’나 ‘새소년’, ‘소년세계’ 등 어린이 잡지에서 읽었던 미스터리 사건들을 기억할 만하다. ‘베니싱’이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현상을 말한다.

정전이 발생한 다음날, 평소와 같이 출근하던 TV리포터 루크(헤이든 크리스텐슨)는 거리 곳곳에 허물처럼 벗겨진 옷가지, 주인 없는 자동차, 인적이 사라진 도시를 발견한다. 방송국에서 그는 정체불명의 어둠이 세상을 덮쳐 순식간에 사람들을 사라지게 하는 영상을 보고나서 자신에게 엄습하는 어둠을 피해 달아난다. 72시간 뒤, 암흑 속 도심에서 자가발전으로 유일하게 빛을 내는 7번가 바에는 4명의 생존자가 모여든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전 당시 헤드렌턴, 라이터불 등 자신을 지켜주던 빛이 있었다는 것. 그러나 발전기도 점점 기운을 잃어가는 상황. 누가 살아남아 도시를 빠져나갈 수 있을까.

영화 속 어둠은 소리와 환영으로 생존자들을 하나씩 유인한다. 수없이 깜박이는 불빛과 절규 등은 극의 긴장감을 이끌어 가는 요소들이다.

스릴러 영화의 흔한 공식 가운데 하나는 등장인물들이 위기상황에서도 마음을 합하지 못한 채 할 말 다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내세운다는 점이다.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에 논쟁을 벌이며 상황을 타개하기까지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만다. 또 한 가지 공식은 쉴 새 없이 쫓기면서도 생존자들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기회를 갖게 된다. 대개 여기에 해답이 숨겨져 있다. 31일 개봉

김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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