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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경준 기획입국 증거 삼은 편지는 조작”

입력 : 2011-03-09 01:47:05 수정 : 2011-03-09 01:4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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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씨 美수감 동료 동생 “형 아닌 내가 썼다”
“조작 강요한 세력 있지만 지금은 못 밝혀”
2007년 대선 직전 BBK 의혹을 폭로한 김경준(45)씨가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에게 타격을 입히려고 ‘기획입국’했다는 물증으로 알려진 편지가 ‘조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를 증명하는 편지도 공개됐다.

최근 김씨의 누나 에리카 김(47)과 김재수(53) 전 미국 로스앤젤레스 총영사 등의 갑작스러운 귀국으로 BBK 사건이 4년 만에 다시 현안으로 떠오른 시점에서 편지 조작설까지 제기되면서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김경준씨가 입국 전 미국 교도소에 있을 때 1년간 수감생활을 함께한 신경화(53·미 시민권자·경북북부교도소 수감)씨의 동생인 재미교포 치과의사 신명(50)씨는 8일 본지기자와 만나 “형이 김경준씨한테 보낸 것으로 세상에 알려진 편지는 형이 쓴 게 아니라 내가 작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형 이름으로 편지를 쓴 이유에 대해 “당시 형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편지를 쓸 수밖에 없었다. 편지를 쓰도록 강요한 세력이 있지만 지금 밝힐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경화씨는 김경준씨보다 먼저 국내로 송환돼 대전교도소에 수감됐던 2007년 11월10일 당시 미국에 있던 김경준씨 앞으로 ‘나의 동지 경준에게’라는 편지를 썼다. 편지에는 “이곳에 와 보니 자네(김경준씨)와 많이 고민하고 의논했던 일들이 확실히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네. 자네가 ‘큰집’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는 것이니, 신중하게 판단해 가지고 나오는 보따리도 불필요한 것들을 다 버리고 오길 바라네”라는 구절이 있다.

신씨는 이 편지가 김씨에게 전달되진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편지는 당시 이 후보 캠프에 있던 한나라당 인사가 입수해 언론에 공개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청와대가 대선을 앞두고 이 후보를 흠집내려고 김경준씨 입국을 종용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당시 BBK 사건 수사 과정에서 편지를 입수했고, 신씨 형제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25일자 관보에 해당 편지를 찾아가라고 공고했다. 신씨는 “검찰이 공고한 편지를 최근 검찰에서 돌려받았는데 2007년 당시 언론이 보도한 편지와 필적은 물론 내용도 일부 다르다”며 “정치권이 공개한 편지가 형이 아닌 내가 썼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형이 언론에 보도된 편지 내용을 보고 나중에 이 편지를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미 수사가 끝난 사안이라 더 이상 논란이 되는 건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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