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곤증은 기온이 오르면서 말초혈관 확장, 근육 이완, 활동량 증가 등에 따라 에너지 요구량은 많아지지만 체내 비타민 부족 등으로 피로가 쌓이면서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춘곤증은 일정 기간이 흐르면 없어지므로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장기간 계속되면 수면무호흡증이나 주기성 사지운동증 등 다른 질환에 의한 경우가 있는 만큼 수면 다원검사 등을 통해 제대로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 시도때도 없이 쏟아지는 봄철 졸음의 원인 및 증상, 예방법에 대해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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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기온이 오르면서 낮 시간에 졸음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일시적인 춘곤증으로 여길 수 있으나 주간 졸림증이 4주 이상 계속되면 다른 질환 탓으로 생길 수 있는 만큼 수면 다원검사 등을 통해 원인을 찾는 게 중요하다. |
낮시간대 일시적인 춘곤증으로 너무 힘들다 싶을 때는 잠시 눈을 붙이는 좋다. 낮잠에 적정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힘들게 참는 것보다는 30분 전후의 낮잠은 인지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고 개운함을 얻을 수 있다. 피로감으로 생기는 춘곤증은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풋마늘, 쑥, 원추리, 들나물, 취나물, 도라지, 두릅, 더덕, 달래, 냉이, 돌미나리, 부추 등 봄나물에는 입맛도 돋워주고 피로해소에 좋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해 원기를 회복하는 데 효과적이다.
각종 해조류에도 비타민, 미네랄 등 미량 영양소가 많이 들어 있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므로 끼니때마다 다시마, 미역, 톳나물, 파래, 김 등 해조류를 곁들여 먹으면 춘곤증을 이기는 데 도움이 된다. 생선이나 두부 등을 통한 단백질의 섭취도 필요하고, 종합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하루 커피 한두잔 정도의 적당량의 카페인 음료와 함께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은 신진대사를 빨리 회복시키므로 춘곤증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졸린다고 해서 커피와 같은 카페인 음료를 평소보다 많이 마시면, 처음에는 어느 정도 각성효과가 있으나 정도를 지나치면 이뇨작용으로 인한 탈수와 지나친 각성으로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
◆4주이상 지속땐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장애일 수 있어
춘곤증도 아니고 수면부족도 아닌데 계절에 관계없이 시도때도 없이 쏟아지는 졸음 때문에 괴로운 사람들이 있다. 을지대 을지병원 수면클리닉 김의중 교수는 “밤에 잠을 충분히 잔다고 생각하면서도 낮에 졸음 때문에 견디기 어렵다면 수면의 질에 문제는 없는지, 질환이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도때도 없이 쏟아지는 졸음 때문에 괴로운 사람들은 여러 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수면장애 중 가장 흔한 것이 수면 관련 호흡장애. 수면 관련 호흡 장애는 수면 중 숨을 완전히 멈추는 시간이 10초 이상 나타나는 수면 무호흡증과 호흡이 완전히 멈추지는 않으나 정상 호흡량의 70% 이하로 줄어드는 시간이 10초 이상 지속하는 수면 저호흡증으로 구분된다. 수면 관련 호흡 장애가 발생하면 숨을 충분히 쉬지 못하고 답답함을 느끼게 돼 잠에서 깬다. 수면 관련 호흡장애가 심한 사람은 하룻밤에 800번 이상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만성적인 수면 부족에 시달리게 돼 주간 졸림증을 호소하게 된다.
수면 관련 호흡 장애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수면 다원검사가 필요하다. 검사 결과에 따라 특수하게 고안된 마스크를 쓰고 자는 상기도 양압술을 쓰거나 이비인후과에서 실시하는 수술을 한다.
주기성 사지 운동증도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이다. 주기성 사지 운동증은 야간 수면 중 주기적으로 다리를 차는 행동으로 인해 수면을 방해받게 되는 것으로,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하룻밤에 수백회 발생해 수면의 연속성과 질을 저하시킨다. 주기성 사지 운동증은 중년 이후에 흔히 나타나는 질환이다. 주기성 사지 운동증 역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수면 다원검사가 필요하며 증상의 심한 정도나 동반되는 질환에 따라 다양한 약물을 이용해서 치료할 수 있다.
이밖에 우울증도 불면증이 흔하지만, 우울증 중에는 과다 수면을 동반하는 유형이 있는데, 이 경우 주간 졸림증이 나타날 수 있다. 교대 근무자나 시차가 발생하는 장거리 여행자, 중추 신경계 억제 약물 복용자에게서도 주간 졸림증이 나타난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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