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월 14일 만삭의 임신부가 자신의 집 욕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시신엔 특별한 외상도 없었고, 좁은 욕조 안에 몹시 불편한 자세로 누워 있었다.
발견자는 여자의 남편 백모씨. 처음부터 그는 아내가 욕조에서 미끄러져 죽었을 것 같다고 사고사를 주장했다. 그러나 부검 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밝힌 사인은 경부 압박에 의한 질식사였다. 경찰은 백씨를 긴급 체포하고 부인 살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사고사의 가능성이 존재하고, 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경찰은 보강 수사에 나섰다. 시신 손톱 밑에서는 백씨의 DNA가, 안방 이불에선 혈흔이 발견됐지만 공개된 증거에 대해 백씨는 반박했다. 결국 법원은 지난달 24일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백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받아들였지만, 그는 여전히 사고사를 주장하고 있다.
취재진은 3D 모션 캡처 방식을 사용해 백씨가 주장하는 사고사가 가능한지 검증해 봤다. 이와 함께 그동안 공식 소견을 외부에 발표하지 않았던 국과수 법의학 부장을 단독으로 만나 시신이 말하는 진실을 들어본다. 또 피해자의 어머니를 최초로 만나 딸이 죽은 날 아침 백씨와의 전화통화 내용을 공개한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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