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中 거센 도전… 올 G20서도 집중 논의

그러나 최근 새로운 세계경제 환경의 변화에 따라 글로벌 기축통화로 달러화와 함께 유로화·위안화가 삼두마차 체제를 형성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UC 버클리대의 배리 아이첸그린 교수는 2일자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을 통해 미국 달러화가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유로화와 위안화의 도전을 받음으로써 독보적인 지위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달러화를 기축통화로 하는 현재의 국제통화시스템(IMS)을 개편하는 문제는 G20(주요 20개국) 회의의 핵심 과제 중 하나가 됐다.
G20 의장국인 프랑스는 올해 G20의 핵심 의제로 기축통화 문제를 다루겠다는 입장을 보였고, 중국도 달러화 중심의 IMS 체제 개편론을 강력 제기하고 있다.
현재 IMS 체제 개편의 핵심은 달러화 독점구조를 복수 기축통화로 전환하는 것이다.
한때 국제통화기금(IMF)의 SDR(특별인출권)을 새로운 기축통화에 편입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SDR로 표시하는 금융시장을 만들기 어려운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이 방안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미국은 아직까지 유로화의 위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연합(EU)은 유로화를 글로벌 기축통화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EU는 유로 지역 국가를 하나로 묶어 미국 재무부 국채에 대적하는 ‘E-채권’을 만들려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유로화의 국제적인 지위가 한층 격상될 수 있다.
중국도 위안화의 글로벌화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에 홍콩 은행들의 위안화 지급준비금 비축 비율을 전년에 비해 4배가량 늘렸다.
또 국가 간 무역 결제수단으로 위안화를 사용토록 독려했으며 7만개 가량의 중국 기업들이 이 지침을 따르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올해 초 처음으로 뉴욕에서 달러화 대신 위안화를 예치하는 계좌를 열었다.
중국 기업들이 무역을 하면서 위안화로 결제하면 환율 변화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중국은 2020년까지 뉴욕을 누르고 상하이가 세계 최고의 금융 허브가 되도록 하겠다는 야심 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달러·유로·위안화 복수 기축통화 체제가 정착되면 달러화가 오를 때 달러화에 대한 다른 국가의 통화 가치가 자동으로 떨어지는 시스템이 붕괴된다.
3개의 기축통화가 모두 안전한 피난처 역할을 할 수 있어 외환결제 구조에 일대 변혁이 일어나게 된다.
아이첸그린 교수는 복수 기축통화 시대가 열리면 달러화의 가치가 20%가량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중국과 EU 국가들의 은행과 기업은 현재보다 국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거래하게 된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