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마비로 안구마우스 써 공부
어머니 이원옥씨가 손발 되어줘 전신마비 장애를 극복하고 입학 9년 만에 졸업하는 연세대의 ‘스티븐 호킹’ 신형진(28·컴퓨터과학과)씨의 어머니가 명예졸업장을 받는다. 연세대는 28일 학부생 졸업식에서 신씨의 어머니 이원옥(65)씨에게 명예졸업장을 주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재용 공과대학장은 “어머니가 9년간 함께 학교에 다녔고, 학내장애인 시설을 많이 바뀌게 한 공로도 있다”며 “학적을 둔 적이 없는데도 명예 졸업장을 주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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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백양관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열린 졸업 축하연에서 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휠체어에 누운 신형진(컴퓨터과학과)군과 어머니 이원옥씨 모습. 연합뉴스 |
신씨의 이 같은 노력을 뒷받침하며 손발이 되어준 이는 어머니였다. 이씨는 아들이 휠체어로 등교해 수업을 들을 때 언제나 함께했고, 이해하기 어려운 전공과목 강의 내용을 모두 받아 적었다. 다른 학생이 1∼2시간 치르는 시험을 아들이 6∼7시간이나 걸려 치를 때에도 어머니는 늘 옆을 지키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당장 다음달부터 아들을 데리고 아침마다 ‘통학 전쟁’을 치를 일이 없어진 이씨는 “9년이란 시간이 아니어도 어렵게 학교에 다녔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과 졸업에 대해 느끼는 게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2학기에 등록하면서 ‘이번 학기만 잘 해주면 졸업인데’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형진이가 졸업하면 더는 학교에 오지 못하겠구나’ 싶어 서운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캠퍼스 안과 밖에서 보는 하늘이 달랐다. 아들을 기다리면서 캠퍼스에 있으면 이 시간에 공부하고 있는 거니까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며 “3월 2일이 되면 강의도 없는데 습관적으로 시계를 보면서 신발 신고 뛸지 모르겠다”고 웃었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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