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관련이슈 워싱턴 리포트

입력 : 2011-02-16 08:52:17 수정 : 2011-02-16 08:52:17

인쇄 메일 url 공유 - +

어젯밤에는 교포사회에 제법 큰 단체인 호남 향후회라는 단체 구정 파티가 있었다. 사실 미국에 2,30년 살다 보면 구정이나 추석이 전혀 마음에 와닿지 않고 오히려 크리스마스나 추수감사절 날이 더 명절 같은 기분이 드는데 그래도 교포들은 한국에서 구정이면 여기서도 구정을 쇠려고 하는 모습들을 보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고향을 잊지 않고 또 고향에서 지내는 명절을 잊지 않기 위해 1년에 한번 큰 호텔이나 레스토랑을 빌려서 구정 파티를 한다. 그곳에 가보니 꼭 1년에 한 번씩 보는 반가운 얼굴들이 많이 있었다. 이렇게 한국사람들이 주체가 되어 마련한 파티에 가면은 한국 사람들을 한꺼번에 많이 볼 수 있는데 그 사람들을 개인적으로 잘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같은 동포라 그런지 보는 자체가 좋고 또 푸짐한 한국 음식이 많이 있어서 좋다.

집에서도 물론 한국음식을 해먹지만 몇 가지 밖에 안해 먹는데 이런 파티에 가면 온갖 다른 종류의 한국 음식이 기다리고 있어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듯이 차려놓은 음식만 보고도 기분이 좋아진다.

 

1,2부 순서로 나누어서 1부는 지난해 회장과 새 신임회장의 이·취임이 있었고 단체장들의 간략한소개가 있었는데 사람들은 1부에는 별관심이 없는 듯 했다. 드디어 모두가 기다리는 2부로 여흥시간이 되었는데 북한예술단에 있다가 워싱턴으로 망명한 마영애씨가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반갑습니다'를 부르는데 옆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으로 부터 그녀의 기구한 팔자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녀의 노래하는 모습을 보니 더 애처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연인즉, 그녀가 아들과 함께 미국으로 망명했다는 것을 알고 북한에 남아 있던 남편이 총살 당했다는 것이다. 그녀에 대해서는 그녀를 다시 만나보고 더 자세히 쓸 수 있기를 고대하고 나는 처음 알았는데 그녀가 워싱턴에 평양 순대집을 열었다는 것도 오늘 알게 되었다.

조만간 평양순대도 맛 볼겸 마영애씨를 보러 갈 생각이다. 이렇게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고 나서 복권판매가 시작되었는데 나는 올해도 운수대통인지 남들은 하나도 안되는 복권이 3개나 맞었는데, 1개는 한국 레스토랑 2인분 쿠폰이었고 또 2번째는 현금이나 마찬가지인 $200 짜리 마사지 사용권 또 하나는 실루엣미용실 $50짜리 쿠폰이였다.

나는 이전에도 1등짜리 한국 왕복비행기표가 된 적이 있었고 그외도 이런 모임에 가면 여러가지 사소한 상품들이 많이 당첨되는데 어딜 가면 뭐든 당첨이 잘된다고 친구들이 무척 부러워 할때도 많다.

물론 다 웃고 떠들고 재미로 한다.그리고 1년에 한번 코리안 파티에 와서 가슴에 와닿는 한국 노래와 한국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실컷 웃고 떠들고 춤추고 놀면 순간이나마  스트레스가 확 풀어진다.

 

어떤 여자분은 나이가 있어 보이는데 술 한 잔에 기분이 업되셨는 지 노래를 박자도 안맞게 부르고 사회자의 마이크를 뺏더니 자기가 노래를 잘하는데 밴드가 안 맞는다고 하면서 또 하나를 계속 부르는데 매너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1년에 한 번이라 봐줄만 했고 귀엽게 보였다.

이렇게 미국에 사는 한국 교포들은 체면이나 부끄러운 것에서 많이 해방 되신 분들이 많아서인지 '나이' 야 가라! 남녀노소를 가릴 것 없이 참 잘들 노시는 것을 보면서 미국 와서 많은 사람들이 뼈 빠지게 일만 하고 살면서 평소에는 놀시간도 없는데 이런  구정파티를 이용해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란 노래처럼 한 해라도 더 늙기 전에 서로 어우러져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렇게 일요일 밤은 서서히 깊어만 가고 모두들 또 내년에 만나자며 구정 파티는 막을 내렸다.

 임국희 Kookhi7@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강한나 '깜찍한 볼하트'
  • 강한나 '깜찍한 볼하트'
  • 지수 '시크한 매력'
  • 에스파 닝닝 '완벽한 비율'
  • 블링원 클로이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