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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철학자들의 유쾌·발랄·명랑'쇼'

입력 : 2011-01-26 21:14:42 수정 : 2011-01-26 21: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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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콘보이쇼-아톰’ 자신을 ‘소크라테스’ ‘플라톤’ ‘칸트’ 등으로 부르며 철학자를 자칭하는 젊은이들이 한밤중 창고에 모여 자작시를 발표하는 모임을 연다. 이들은 서로의 관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자신의 시를 노래, 춤, 악기 연주 등으로 표현하며 자아를 찾아간다.

지난달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콘보이쇼-아톰(ATOM)’은 버라이어티 뮤지컬이라는 화려한 형식으로 성장통이라는 가볍지 않은 주제를 표현한 작품이다.

그래서 관람 시 꼭 갖춰야 할 것은 편안한 마음이다. 극은 짐짓 ‘진지함에 대한 강박’을 취하지만 여기에 너무 신경을 쓰다 보면 극의 진짜 매력을 놓치게 된다. 배우들의 열정적인 춤과 여기에서 나오는 뜨거운 에너지만으로도 ‘콘보이쇼’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

◇‘콘보이쇼-아톰’의 엔딩 장면.
이마무라 네즈미가 연출한 ‘콘보이쇼’는 1986년 일본에서 초연된 뒤 관객 80만명이 관람한 일본 대표급 뮤지컬이다. 현재까지 1000회 이상의 공연을 이어가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2006년 한국 배우들의 라이선스 공연으로 선보인 바 있다.

공연 횟수가 많은 만큼 무려 28편의 조금씩 다른 버전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 중 한국에 소개된 것은 ‘아톰’이라는 부제의 이야기다. 아톰은 한국에도 친숙한 만화 캐릭터. 극에서는 동심과 이상(理想)의 상징이다.

극 사이에 휴식 시간은 없지만 전·후반이 내용과 형식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초반은 잔잔한 드라마다. 6명의 젊은이가 자신의 이름에 걸맞은 철학적 대사를 펼친다. 여기에 ‘사리’라는 이방인이 끼어들며 “나도 모임에 끼워달라”며 균열을 일으킨다.

이 다음부터가 7명의 배우들이 개인기를 마음껏 발휘하는 하이라이트. 발레, 재즈댄스, 마임, 탭댄스, 타악 등이 쉴 새 없이 몰아친다.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 등 가요와 화천의 ‘콩나물의 항변’, 박영실의 ‘춤을 추고 싶다’ 등 시에 맞춰 때로는 열정적이고 때로는 코믹한 퍼포먼스를 펼친다. 개인기도 상당하지만 7명이 함께 펼치는 군무는 일정 시간 이상의 연습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수준의 완성도를 자랑한다.

이번 공연은 2006년 때보다 현지화를 꾀했다. 엔딩곡을 일본그룹 ‘안전지대’의 보컬 카마키 코지가 한국어로 새로 부르고, 이 밖에도 한국 음악과 시를 적절히 활용했다. 그럼에도, 과장된 리액션이나 강요된 감동 등 언뜻 드러나는 일본 문화 코드에 대해서는 관객의 호불호가 명확히 갈릴 듯하다. 2월27일까지.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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