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포’ 해적, 부산서 사법처리하나

피해 선사 연고·선장도 부산출신
‘페스카마호 살인사건’ 처리 경험

정부가 생포된 소말리아 해적 5명을 국내로 이송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이들이 어디에서 사법처리를 받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24일 부산이 최우선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다.

우선 부산에 피해 선사인 삼호해운이 있는 데다 해적의 총격을 받은 선장 석해균(58)씨도 부산 출신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산해경과 부산지검, 부산지법은 1996년 공해상에서 한국인 선원 등 11명이 살해된 ‘페스카마호 선상살인 사건’을 다룬 경험이 있다.

생포 해적들이 부산으로 올 경우 페스카마호 사건 때처럼 해양경찰의 1차 조사를 받고, 검찰에 인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부산에 있는 남해해양경찰청은 이미 생포 해적에 대한 조사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남해해경청은 해적들이 부산으로 올 경우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남해해경청장을 수사본부장으로 하는 특별 수사반을 편성하고, 원활한 조사를 위해 부산외국어대에 아랍어 통역 지원을 요청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지검도 생포 해적의 부산 이송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내부적인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아직 법무부 등에서 구체적인 지시를 받은 것은 없지만, 생포된 해적들이 부산으로 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어떤 절차와 방법으로 사법처리를 할지와 해적들에게 어떤 법을 적용할지 내부적으로 검토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해적들이 부산에 오면 1차적으로 경찰조사를 받은 뒤 검찰에 인계되면 대테러 등을 전담하는 공안부가 사건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부산=전상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