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 해군이 보유한 5000t급 이상 함정은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7600t)과 대형수송함(LPX) 독도함(1만4000t급) 등 2척이다. 이 밖에 4500t급 한국형 구축함(KDX-Ⅱ)과 3200t급 한국형 구축함(KDX-Ⅰ)을 비롯해 초계함(1200t), 고속정(170t) 등 해군의 거의 모든 함정이 자유롭게 들락거릴 수 있다.
북한이 서해안에 SA-Ⅱ 지대함 미사일(사거리 47㎞) 등을 배치한 것을 감안하면 해군의 대형 함정들이 연평도와 백령도에 정박한다는 것 자체가 위험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북에도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작전 운용과 관련해선, 동해 1함대사령부나 평택 2함대사령부가 아니더라도 이들 항구를 기점으로 기동작전을 펼칠 수 있어 해군 작전반경이 훨씬 넓어지며, 외해 경비 역시 한층 두터워질 수 있다.
또 이들 부두를 활용한 대규모 군수지원이나 전력운용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군 전력이 전체적으로 확충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현재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경계 임무에 치중하는 2함대 전력은 백령도와 연평도에 새로운 해군기지를 갖게 되는 셈이다.
5000t급 부두가 건설되면 연평도 고속정 편대는 즉각 전투 및 작전에 나서는 해상기지와 대기전력이 머무는 연평도항 기지로 이원화될 가능성이 높다. 해군 관계자는 “연평도와 백령도에 5000t급 함정이 정박할 수 있는 부두가 마련된다면 해군은 서해 5도에서 보다 효율적인 작전을 구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사시에는 미군 전력의 대규모 전개가 가능해질 수 있다. 군사기지로서의 역할이 커져 향후 남북 간 무력충돌 시 전쟁 양상을 바꿔놓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울릉도와 독도도 5000t급 함정의 접안이 가능한 부두시설이 갖춰지면 동해 1함대 기지를 벗어나 독자적인 장기 작전이 용이해진다. 특히 독도 인근 해상에 일본 순시선이나 군함이 출현하는 등 한일 간 외교마찰이 빚어질 때 장기간 해경정이나 해군 전력을 투입해 우리 영토임을 과시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같은 조치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군사전문가는 “서해 5도는 가뜩이나 북한이 NLL의 무력화를 기도하면서 긴장을 유발했는데 부두까지 건설해 대형 군함들이 수시로 들락거린다면 군사적 충돌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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