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자들이 여론 주도층… 저항 거셀 듯” 22일 보건복지부가 내년부터 고소득자를 건강보험 피부양자에서 제외하고 보험료 상한액도 인상하기로 한 방침은 건보재정 안정과 ‘공정사회 구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고소득자 중에 아들이나 딸의 부양가족으로 이름을 올려 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는 사람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이 여론 주도층이라는 점에서 추진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복지부는 내년에 건강보험료를 부담할 능력이 되는 고액 재산가에게 건강보험료를 매기기로 했다. 그동안 피부양자는 재산과 연금소득이 아무리 높더라도 사업·부동산 임대소득이 연간 500만원 이하이거나 금융소득(이자·배당)이 4000만원 이하인 경우 보험료를 아예 내지 않았다.
복지부는 보건복지부장관령인 ‘건강보험 피부양자인정기준’을 바꿔 종합부동산세 납부액 등을 기준으로 대상자를 선정해 지역가입자로 편입시키고 매달 건강보험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지난 5월 현재 직장가입자 피부양자 1953만명 중에 재산을 보유한 피부양자는 453만명에 이른다. 매달 연금으로 150만원 이상을 받는 피부양자도 14만명에 달한다. 이들을 건보 가입자로 새로 편입하면 연간 1032억원의 보험료를 더 걷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우리나라 직장가입자 1인당 피부양자는 1.56명으로 프랑스(0.56명), 일본(1.09명), 독일(0.3∼0.7명), 대만(0.72명)보다 훨씬 많아 보험재정 악화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복지부는 고소득자 보험료 상한선도 높이기로 했다. 소득이 높을수록 세율이 높아지는 소득세의 누진 구조와 달리 건강보험료는 월급이 6579만원을 넘는 초고소득자일지라도 175만3300원만 내면 된다. 현재 최고 보험료가 월 350만6000원(근로자 부담 175만3300원)으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지금의 평균 보험료의 24배인 건강보험료 상한선을 내년 30배로 올려 고소득자 2171명의 보험료 부담액을 늘릴 방침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한 관계자는 “고소득층이나 연금을 많이 받는 사람들이 여론을 주도하는 사람들이라서 시행령을 개정할 때 비판 여론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금 납부 이력이 있는 사람에게 장애연금이나 유족연금을 주는 ‘국민연금 수급권 강화’ 정책은 별 어려움 없이 도입될 전망이다. 현행법상 10년 이상 연금을 내면 유족 연금대상이 되지만 그 기간을 채우지 못하면 연금을 받지 못하고 60세 도달 시 이자를 포함해 일시금으로 받도록 돼 있고 연금가입 기간에 사고를 당하면 장애인 연금을 받을 수 있으나 연금 불입이 중단된 사람은 혜택을 받지 못했다.
복지부는 내년에 전업주부나 일용직 노동자 등의 경우 일정 기간 연금을 납부했으면 장애연금이나 유족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신진호 기자 ship6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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