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시차를 두고 대응조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북한군 역시 20일 ‘최고사령부 보도’에서 “한계없는 2차, 3차 강위력한(강력한) 대응 타격이 미국과 남조선 괴뢰호전광들의 본거지를 청산하는 데로 이어질 것”이라며 추가도발 위협을 잊지 않았다.
한 안보부처 핵심관계자는 “지난달 23일 연평도 포격 도발이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끝난 직후를 노렸다는 점에서, 지금 돌이켜보면 기가 막힌 타이밍이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북한의 대남 도발은 시간차를 두고 남한의 대북 긴장감이 풀리고 대남 도발의 빌미를 잡을 수 있는 순간을 노려왔다는 것이다.
향후 북한의 도발 지역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지역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연평도 도발과 우리 군의 해상사격훈련으로 NLL의 불안정성이 부각된 만큼, 북한이 도발의 빌미로 활용하기 좋은 조건이 충족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서해 이외의 지역에 대한 도발은 남한 영토에 대한 공격이 되는 만큼 북한으로서도 부담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 대북관계 전문가는 “북한이 NLL을 분쟁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NLL지역에서 함정 월선, 해안포 또는 미사일 발사 등 다양한 수위의 도발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애기봉 등탑 점등, 휴전선 지역의 확성기 설치 등 우리 군의 대북심리전 재개는 육지에서의 국지전 가능성의 변수가 될 수 있다. 노동신문은 20일 애기봉 점등에 대해 “북남 사이에 첨예한 긴장국면이 조성되고 있는 속에서 상대방을 자극하는 도발 소동도 무력충돌과 전면전쟁의 발화점으로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북한 인민군 전선중부지구사령관이 ‘공개경고장’을 통해 남측이 심리전 수단을 새로 설치하면 조준격파사격에 나설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국제사회의 동향 역시 북한의 추가도발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북한은 연평도 포격도발 직전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함으로써 미국을 대화 무대로 끌어들였고 우리 군의 해상사격훈련에 대한 강도 높은 협박성 경고를 통해 국제사회의 시선을 서해로 집중시켰다. 이번 훈련 시점에는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를 통해 북핵 카드를 다시 한번 환기시켰다. 군사적 긴장이 소강상태로 접어든 상황에서 6자회담과 북미 대화 등을 압박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대북 제재 완화를 논의할 대화 테이블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북한은 또 다른 무력도발을 통해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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