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천안함 침몰사건에 이어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남북 간 긴장감은 연일 고조되고 있다. 20일 우리 군은 예고했던 사격훈련을 강행했고, 북한은 이에 대해 대응타격을 경고해둔 상태다. 이날도 우리 군의 훈련 직전에 북한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남조선 괴뢰들이 떠드는 ‘북방한계선(NLL)’은 쌍방 아무런 합의 없이 생겨난 것”이라며 “일방이 제멋대로 경계선을 설정한다면 쌍방 충돌의 불씨가 될 것이고, 특히 불안정한 정전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조선 서해에서의 해상분계선 문제는 더욱 그러하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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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방문도 통제 20일 오전 연평도 군 사격 훈련을 앞두고 개성공단 방문이 통제되자 개성공단으로 가려던 업체 관계자들이 파주 통일의 관문 앞에서 차를 돌려세운 채 서성이고 있다. 허정호 기자 |
하지만 훈련 이후 한반도 정세 관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남북 간 ‘행동 대 행동’ 구도가 형성되면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한 정부 당국자는 “유동적이고 엄중한 상황”이라며 “북한이 어떻게 대응할지 좀 더 지켜봐야 하지 않겠냐”며 정부 내 신중한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남북 간 대화 통로가 거의 단절돼 있어 남북이 스스로 국면 개선을 모색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도 아무런 합의 없이 종료돼 안보리 등 국제사회에도 남북 간 대치국면의 완충지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 됐다.
이제 공은 북한으로 넘어갔다. 이번 사격훈련에 대한 북한의 대응에 따라 남북관계는 최악의 물리적 충돌까지도 치달을 수 있다. 한 남북관계 전문가는 “남북한 모두 적정선에서 국면전환을 모색하는 물밑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천안함 사태 이후 남북관계 일지 | |
2010년 3월26일 | 백령도 서남방 2.5㎞ 해상서 천안함, 북 어뢰 공격 받고 침몰. 승조원 46명 사망 |
5월24일 | 정부, 개성공단 제외한 남북교역 중단 등 5·24 조치 발표 |
8월8일 | 북한, 동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대승호’ 나포 |
8월9일 | 북한군, 백령도 북방 해상에 해안포 10여발 발사 |
8월25∼27일 |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방북. 북에 억류됐던 아이잘론 말리 곰즈와 귀국 |
8월26∼30일 |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방중. 27일 북중 정상회담 |
9월7일 | 대승호 선원 귀환 |
10월30일∼11월5일 | 남북 이산가족 상봉 |
11월23일 | 북한군, 연평도에 해안포 공격. 군인 2명·민간인 2명 사망 |
12월20일 | 우리 군, 연평도 해상사격훈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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