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연예계, 2010년에도 눈물과 웃음이 공존했다. 박용하와 최진영 등이 전해온 자살 비보는 다시 한번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학력위조 논란, 병역기피 의혹, 마약 등 사회적 파장을 몰고 온 구설도 유난히 잦았던 해다. 그 가운데 장동건·고소영 등 스타들의 결혼 릴레이는 반가웠다. 걸그룹이 일으킨 ‘한류’, 연예인의 소통창구가 된 ‘트위터’는 2010년 대중문화 전반을 설명하는 키워드다. 한 해를 마감하는 시점에 이목을 모았던 연예계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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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서 연인으로… ‘세기의 결혼식’을 올린 장동건·고소영. |
올해 연예계에는 유독 핑크빛 소식이 많았다. 5월 장동건과 고소영은 세기의 결혼식을 올렸다. 1999년 영화 ‘연풍연가’를 통해 만남을 가지면서 연인으로 발전한 두 사람은 10월 결혼 5개월 만에 득남했다. 배우 이범수는 14세 연하의 국제통역가 이윤진씨와 5월 백년가약을 맺었고,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 양현석은 9년간 교제한 가수 이은주와의 사이에서 8월 딸을 얻었다. 배우 박선영은 청와대 파견근무 중인 외교관과, 배우 이현경은 뮤지컬 배우 민영기와 부부의 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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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 위조 의혹으로 곤욕을 치른 가수 타블로. |
2010년 비운의 스타는 타블로가 아닐까 싶다. 미국의 명문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타블로는 올 초 제기된 학력위조 의혹으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타진요)’라는 카페가 개설되며 의혹이 확산됐지만 결국 타블로의 결백이 밝혀졌다. 타블로는 트위터에 짧은 글을 남겼다. “저는 거짓말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와 제 가족의 삶은 망가졌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이런 일이 없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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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용하의 절친한 친구였던 탤런트 소지섭이 영정사진을 들고 있다. |
되풀이되지 말아야 할 비극, 연예인 자살은 올해도 반복됐다. 3월 최진영이 2008년 생을 마감한 누나 최진실에 이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6월에는 한류스타 박용하가 돌연 자살해 충격을 안겼다. 5월에는 영화 ‘겨울나그네’ ‘젊은 날의 초상’ 등을 연출한 영화감독 곽지균이 자살하면서 영화계가 슬픔에 잠겼다. ‘행복전도사’로 유명한 방송인 최윤희는 남편과 함께 동반자살을 택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마약에서 폭행까지… 사건사고 줄이어
한동안 조용하던 연예계 마약 파문은 배우 김성민이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되면서 다시 불거졌다. 이어 가수 크라운제이와 개그맨 전창걸이 대마초 흡연 혐의로 차례로 입건됐다. 개그맨 이혁재는 올해 초 술집 여종업원을 폭행한 혐의로 자숙의 시간을 갖고 있고, 탤런트 최철호는 여자 후배를 폭행하는 CC(폐쇄회로) TV 장면이 공개되면서 활동을 중단했다. 개그맨 김태현은 술자리 폭행사건으로, 배우 김지수는 음주뺑소니 사고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MC몽, 박해진 병역비리 연루 의혹
연예인 병역비리 의혹도 어김없이 불거졌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과 맞물리면서 연예인의 병역 문제는 그 어느 때보다 민감한 사안으로 부상했다. 가수 MC몽은 생니를 뽑아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배우 박해진은 정신분열증에 의한 병역면제가 도마에 올랐다. 두 사람은 결백을 주장하지만 대중의 분노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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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걸그룹 열풍을 일으킨 ‘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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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
걸그룹의 인기는 일본에서도 통했다. 일본으로 활동무대를 넓힌 ‘카라’ ‘소녀시대’ ‘포미닛’ 등은 ‘한류’의 불씨를 댕기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카라’는 일본 첫 정규앨범 ‘걸스토크’가 오리콘 일간차트 2위에 올랐고, ‘소녀시대’는 일본 두 번째 싱글 ‘지’가 오리콘 싱글 일간차트 1위와 주간차트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기존 30∼40대에 한정되어 있던 한류 팬의 연령대가 10∼20대로 낮아지면서 한층 더 뜨거운 열풍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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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스타’로 주목 받는 김미화. |
스타들은 ‘140자 혁명’ 트위터를 통해 팬들과 소통했다. 연예인들은 트위터 글로 일상에서 오는 소소한 감정이나 근황을 전했다. 일부는 트위터를 통해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싣기도 했다. 김정은, 박경림, 토니안 등은 자신의 트위터에 ‘연평도 포격사건’ 이후 확전을 우려하는 글을 남겨 주목받았다. 그러나 확인되지 않은 루머와 주장이 여과 없이 트위터에 게재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개그우먼 김미화는 ‘KBS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홍역을 앓았다.
‘원정도박 파문’ 신정환
신정환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예능 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쳐오던 신정환이 해외 원정 도박 사건으로 행방이 묘연하다. 8월 필리핀 세부로 여행을 떠난 신정환은 방송 녹화를 펑크내며 해외 원정 도박설에 휩싸였고, 자신의 팬카페에 “뎅기열로 현지 병원에 입원 중이었을 뿐 도박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결국 거짓으로 드러났다. 현재 네팔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신정환은 올해가 다가도록 귀국 의사를 밝히지 않아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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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사가 최희진과의 ‘이별공방’으로 곤욕을 치른 태진아·이루 부자. |
가수 태진아·이루 부자는 작사가 최희진과 ‘이별 공방’에 휘말리며 곤욕을 치렀다. 최희진은 이루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임신했지만 태진아로부터 낙태를 강요받았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그녀는 태진아로부터 이별을 종용받는 과정에서 폭언과 협박 등 갖은 수모를 당했다고 털어놨지만 이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결국 이번 사건은 최희진이 징역 2년을 선고받으면서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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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 3D 열풍을 일으킨 영화 ‘아바타’. |
‘3D 열풍’ 또한 뜨거웠다. 외화 사상 최초로 국내 1000만 관객수를 돌파한 ‘아바타’는 올해 상반기 전 세계적으로 커다란 이슈를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3D 열풍은 다른 분야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한류스타’ 배용준은 지난해 9월 말 일본 팬미팅을 3D로 제작해 일본 극장에서 개봉했고, 가수 휘성과 2AM은 극장에서 앉아서 보는 3D 콘서트를 개최했다. 당분간 3D 개봉 열풍은 식지 않을 전망이다.
두정아·정은나리 세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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