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럼에도 군대 간 남자친구를 기다리며 편지와 초코파이를 보내는 그녀들이 있다. 우리는 그들을 이른바 ‘곰신’이라 부른다. 리모컨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작은 자유’ 하나만 박탈당해도 못살겠는데, 젊은 나이에 신체의 자유를 구속당하는 그곳에서 여친에게 편지와 화이트데이 사탕을 받는 기쁨을, ‘보온병’을 ‘포탄’으로 착각하는 그분들은 아마도 절대 이해하지 못할 것 같다.
뜬금없이 왜 ‘연애계’의 금기 주제인 군대 이야기를 하느냐고? 오늘 하려는 이야기가 남녀의 친구 사이, 첫눈에 반하는 사랑만큼이나 민감한 이슈 ‘군대 간 남자친구 과연 기다려줘야 하나 말아야 하나’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1. 국가의 미래와 안보를 위해 기다려줘야 한다. 2. 걱정하지 말고 일단 만난다. 3. 기다리다 다른 남자 생기면 그냥 만나고 안 생기면 그냥 기다린 척(?)한다. 4. 함께 입대해 나라도 지키고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기여한다.
얼마 전 서울에 있는 K대학교에서 강의가 끝나고 노트북을 챙기고 있는데 한 여학생이 찾아오더니 수줍게 이런 질문을 했다. ‘강사님, 제가 3개월을 만난 남자친구가 조만간 군대에 가는데요, 기다려야 할까요? 요즘은 군대에서 남자들도 변심을 한다는데 다른 커플들은 어떻게 하나요?’ 내가 기다리라 한다고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헤어지라 한다고 헤어질 그들도 아니지만, 3개월 된 남자친구가 군대에 가야 한다니 아무래도 마음이 불안해서 조언을 듣고 싶었던 듯하다.
솔직히 말하면 남자친구가 군대에 가면서 헤어지는 커플들이 안 그런 커플들보다 훨씬 더 많다. 그리고 군대에 있는 남자에게 사회에서 기다려주는 여자친구가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큰 위안이 된다. 오죽하면 애인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군 생활 잘하라고 군대에 ‘애인상담병제’라는 보직이 다 있을까? 그러나 연애는 동정심으로 하는 것은 아니기에 군대 간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것이 의무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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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길 |
그러면서 여학생에게 이런 말도 함께 해줬다. ‘당장 남자친구가 싫어진 것이 아니라면 만나라. 그리고 만약에라도 남자친구가 군대 있는 동안 마음이 변한다고 해서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원망할 필요도 없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군대 간 남친을 기다리는 것은 선택이지 의무는 아니기 때문이다.’
듀오 대표연애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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