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횡포” 비난여론 롯데마트가 치킨 한 마리 가격을 전문점 판매가의 3분의 1 수준인 5000원이라는 최저가로 내놓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대기업이 표면적으로 중소기업과 ‘상생’을 선언하고는 동네가게에서 주로 판매하는 상품을 취급해 영세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 |
◇롯데마트 홍보 모델들이 8일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한 마리(900g 내외)당 5000원짜리 초저가 프라이드치킨인 ‘통큰 치킨’을 소개하고 있다. 지차수 선임기자 |
롯데마트 측은 생닭을 비롯해 필요한 재료의 양을 사전에 계산해 대량 주문함으로써 원가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중량을 기존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던 상품보다 30%가량 늘리고 원형 바구니 형태의 포장용기에 담아 ‘통큰 치킨’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롯데마트는 사전 테스트에서 1주일에 10만마리가 팔렸던 것을 감안해 월 평균 60만마리, 연간 720만마리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점포별로 하루 최대 200∼400마리를 판매할 시설을 갖췄다. 치킨 무와 샐러드, 소스 등은 따로 판매한다.
이에 대해 “재벌 그룹 계열의 대형마트가 이젠 서민의 생계형 사업인 치킨 점포까지 위협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실제로 동네에서 치킨집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모임인 치킨오리외식협의회 회원 40여명은 이날 오후 롯데마트 영등포점에서 마트 내 치킨 판매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대형 유통사들이 기업형슈퍼마켓(SSM)을 곳곳에 출점시키면서 촉발됐던 골목상권 잠식 논란이 치킨과 피자 판매로 더욱 가열되는 셈이다. 김경배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회장은 “대형 유통사가 소상공인의 사업 영역을 점점 잠식해 가고 있다”며 “말로만 동반성장을 강조할 게 아니라 각사의 사업이 자영업자들에게 어떤 피해를 줄지를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