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란 핵·미사일 개발 도와”

망명 이란 외교관 증언

북한이 이란의 핵·미사일 개발을 돕고 있음이 올해 초 서방 세계로 망명한 이란 외교관의 증언에서 확인됐다.

모하메드 레자 헤이다리 전 노르웨이 주재 이란 영사는 “북한의 전문가·기술자가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이란 수도인 테헤란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에 협력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 등이 8일 보도했다. 헤이다리 전 영사는 프랑스 싱크탱크인 정치·외교센터가 파리에서 진행한 한 행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당시 북한 인사들의 방문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매우 조심스럽게 처리됐다”면서 “이 같은 상황을 내가 직접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체제에 불만을 품고 올 1월 망명한 헤이다리 전 영사는 외무부 파견 테헤란 공항 책임자로서 근무하던 중 이 같은 상황을 목격했다.

헤이다리 전 영사는 “그때 (이란의 핵개발을 책임진) 이란 혁명수비대 관계자들과 접촉했다”면서 “그들은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을 개발하고 북한의 도움으로 핵무기를 획득하는 두 가지 목적에 집중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 문제를 잘 아는 다른 인사들의 발언 등으로 미뤄볼 때 양국 간 핵 협력이 지금도 지속되고 있음을 “100%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의 측근들은 핵폭탄 2기를 확보하면 (정권의)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핵무장한 이란은 단지 해당 지역뿐 아니라 유럽 지역에까지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기홍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