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메라 앞에 서길 좋아하던 아이가 배우가 되어 여러분 앞에 섰네요. 저는 이번에 MBC 일일드라마 '폭풍의 연인'에서 절름발이 소녀 '별녀' 역을 맡은 최은서랍니다.
제가 익숙하신 분들도 있을 거예요. 최은서의 첫 드라마는 '반올림2'. 혹시 할머니와 단둘이 살며 친구들과 마음의 벽을 쌓았던 차가운 여고생을 기억하시나요? '반올림'은 연기에 발을 들여놓은 첫 드라마여서 기억에 많이 남아요. 실제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촬영했던 터라 저 또한 '반올림'과 함께 성장했다고 해도 과장은 아닐 거예요.
무엇보다 '반올림'을 통해 마음이 통하는 친구들을 만났다는 것이 큰 기쁨이에요. 고아라, 김기범 등 제 나이대 친구들이어서인지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금방 친해졌죠. 반올림 친구들과는 아직도 연락하며 지내고 있어요. 시간이 맞을 때면 만나서 밥도 먹고, 차도 마시면서 수다도 떨 수 있는 편한 친구들이에요.
최은서는 드라마 '개인의 취향'에 출연하기도 했어요. 이쯤 되면 "아 맞다. 이민호 약혼녀"라며 무릎을 탁 치실지 모르겠네요. 함께 호흡을 맞췄던 임슬옹씨도 비슷한 나이대라서 편안하게 연기했어요. 슬옹씨와는 "쟁쟁한 배우분들 사이에서 열심히 하자"고 서로 응원했던 기억이 나요. 당시 모든 출연 배우분들께서 파이팅하는 분위기라서 더 힘이 났던 것 같아요.그리고 이번 '폭풍의 연인'에서는 순수한 시골 아이 '별녀' 역으로 여러분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으려고요.(웃음) '별녀'는 선천적 소아마비를 앓고 있는 캐릭터예요. 몸이 불편하지만 자연스럽게 그려져야 해서 고민이 많아요. 감독님께서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있어요.
연기 경력이 짧지만 몇몇 드라마를 거치면서 역할에 따라 성격이 조금씩 변한다는 것을 느껴요. '반올림'의 차가운 모범생, 푼수끼 있지만 사랑스러운 '개취'의 왈가닥 약혼녀, 이번에 맡은 순진한 성격의 '별녀' 중에서 저와 닮은 캐릭터를 꼽는다면? 아마 '별녀'일 거 같아요. 여성스럽고 정적인 면이 저와 비슷한 것 같아요. '별녀'라는 인물을 연구하고, 그렇게 행동하다보니 저도 모르는 새 닮아간 게 아닐까요?
감독님께서도 '별녀'가 가진 이미지가 저와 잘 맞았다는 말씀을 많이 해 주세요. 별녀는 가녀린 외면과는 다르게 강한 내면을 가지고 있어요. 여러분께서 '별녀'라고 하면 바로 최은서를 떠올리실 수 있게 열심히 연기할거예요.
'별녀'를 만나게 된 지금이 최은서 인생에서 가장 기쁜 순간이에요. 이렇게 따뜻하고 순수한 친구를 만나게 됐기 때문이죠. 물론 힘든 순간도 있었어요. 오디션에서 실패를 맛봤거나 하고 싶은 배역을 따내지 못했을 때 속상하기도 했지만 잘 털어냈기에 '좌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이 또한 '별녀'를 만나기 위한 과정이었을테니까요.
처음 '폭풍의 연인' 주연으로 결정됐다고 했을 때 기분이요? 가슴이 벅찼어요.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했죠. 지금 찾아온 기회, 놓치고 싶지 않아요.
/ 글 = 최은서
/ 정리 =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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