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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원작 日 음악영화 ‘벡’… 좌충우돌 록밴드 이야기

입력 : 2010-11-16 17:50:47 수정 : 2010-11-16 17:5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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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벡(BECK)’은 록음악을 배경으로 사람들의 함성, 기타와 드럼 소리가 쉼 없이 들리는 콘서트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음악영화다. 또 꿈을 향해 고군분투하면서 뚜벅뚜벅 커가는 청춘 5명의 성장기를 그린 영화이기도 하다.

평범한 고등학생 고유키(사토 다케루)는 강아지 ‘벡’을 매개로 우연히 미국 뉴욕에서 온 천재적인 기타리스트 류스케(미즈시마 히로)를 만나 음악에 빠져든다. 류스케는 베이시스트 타이라(무카이 오사무)와 힙합 래퍼 출신 지바(기리타니 겐타)를 영입, 자신의 강아지에서 이름을 딴 밴드 ‘벡’을 결성한다. 고유키와 그의 단짝 사쿠(나카무라 아오이)도 기타리스트와 드러머로 가세한다.

멤버들은 좌충우돌하면서도 음악에 대한 열정 하나로 뭉쳐 작은 클럽에서 공연을 성공적으로 이어가고 앨범도 내면서 서서히 인지도를 높여간다. 고유키도 작곡을 하면서도 보컬리스트로서의 천재적인 재능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밴드는 드디어 일본 최대의 록페스티벌인 ‘그레이트 풀 사운드 록페스티벌’ 출연 제의까지 받으며 성공 가도로 달리는 듯하다.

◇록음악을 배경으로 콘서트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음악영화이자 꿈을 향해 고군분투하는 5명의 청춘을 그린 성장영화이기도 한 ‘벡(BECK)’.
마운틴픽쳐스 제공
하지만 밴드는 막강한 영향력이 있는 음악 프로듀서의 미움을 사고 멤버 간 갈등까지 겹치면서 위기를 맞는다.

영화 ‘벡’은 음악과 함께 ‘사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사람이 사라진 채 오직 음악만 들려주는 일부 음악영화의 불친절함을 넘어선다. 5명의 불안한 청춘이 음악을 매개로 조금씩 성장해 가는 모습을 음악과 함께 조화롭게 그려낸다.

또 드럼과 기타, 보컬 등 폭발적인 록음악 자체를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음악영화를 내세우면서도 음악 문턱에서 기웃거리다가 옆으로 새는 일부 음악영화의 한계도 극복한다. 특히 작은 클럽이나 록페스티벌의 라이브 장면은 록 음악과 분위기를 생동감 있게 그려내면서 록음악의 열정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일본에서 1500만부가 넘게 팔린 해롤드 사쿠이시의 동명 만화를 바탕으로 전체 만화 34권 가운데 10권까지의 내용을 담았다. 스토리 전개와 캐릭터 구성 등은 대체로 원작에 충실하다는 평. 하지만 영화는 천상의 목소리로 관객의 혼을 빼놓는 고유키의 노래 장면은 오히려 묵음으로 처리하고 대신 자연의 모습, 사람의 표정 등을 보여준다. 어떤 배우도, 소리도 대신할 수 없는 고유키의 천상의 화음을 상징과 은유으로 표현한 셈이다.

이에 대한 반응은 갈린다. 원작 만화를 본 상당수 팬들은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며 아쉬워하지만, 상당수 팬들은 상상력을 열어줘 오히려 흥미로웠다고 평하기도 한다. 물론 이에 대한 정답은 없으며 오직 보고 느끼는 관객들의 몫일 뿐이다.

블록버스터 같은 흥행이 어려울지 모르지만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류스케의 말)의 가능성을 보여주기엔 충분해 보인다. 18일 개봉. 상영시간 146분.

김용출 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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