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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를 알아야 중국을 안다

입력 : 2010-11-13 01:28:12 수정 : 2010-11-13 01:2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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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의 옷 벗기고 ‘인간 공자’ 재해석
한때는 아시아 후진성의 책임자로 낙인
지금은 유교 현대화 통해 ‘평화 이미지’ 구축
안핑친 지음/김기협 옮김/돌베개/1만5000원
공자 평전/안핑친 지음/김기협 옮김/돌베개/1만5000원

유가 문화 속에 살아온 한국인 가운데 공자(기원전 551∼479)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공자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이는 드물다. 구체적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관념이 아닌 인간으로 파악한다는 의미다. 인의예지신, 충효, 봉건, 전통 같은 관념들이 강렬하게 떠오르지만 그런 관념들 속에 파묻힌 나머지 공자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

미국 국적의 중국계 학자인 안핑친(金安平) 예일대 역사학 교수가 쓴 이 책은 공자를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하면서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고 있다. 인간 공자의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저자는 공자에게서 권위의 옷을 홀랑 벗겼다.

춘추시대 노나라의 고급 관료 반열에 올랐던 공자는 당시 타락한 정치와 피폐한 민생을 놓고 고민한다. “하늘은 분명 이런 나라와 백성을 의도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한탄하면서 나름의 생각을 ‘죽간’에 적어 기록한 게 유교의 시작이다.

기원전 498년이다. 공자가 실제 후학을 가르친 것은 몇 년 되지 않는다. 또 안회나 다로 같은, 유배 길을 함께한 길동무에게 몇 마디씩 건넨 것을 후학들이 100여년이 흐른 이후 죽간에 적어넣은 기록이 전해진다. 그래서 탄생한 게 논어이다.

공자의 고향 산둥성 곡부에서 남쪽으로 20여㎞ 떨어진 추성은 맹자의 고향이다. 공자의 사유는 사후 200여년이 지난 무렵 탄생한 맹자와 순자에 의해 더욱 발전돼 오늘날의 공맹사상을 이루게 된다. 저자는 이 책의 원전으로 논어와, 노나라의 연대기인 ‘춘추’에 살을 붙인 ‘춘추좌전’ 그리고 사마천의 공자전기를 선택했다.

20세기 들어 공자는 ‘아시아의 후진성’의 가장 큰 책임자로 낙인찍혔다. 공자의 가르침을 박살내야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는 사상이 동아시아 각국을 휩쓸었다. 마르크스 이념이 그것이다. 공자 비판은 1966년 가을까지 이어졌다. 

문화혁명 초기 낡은 생각, 풍속 문화 습관을 깨는 것이 혁명의 목표였다. 일단의 홍위병들이 공자 무덤을 파헤치고 공자가 확실히 죽어 있음을 확인했다.

8년 후 공자는 다시 끌려나와 린빠오(林彪)와 나란히 사상 비판대에 올려졌다. 린빠오는 ‘현대판 공자’로 비판받았다. 그의 방에서 공자의 논어 한 구절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공자는 다시금 조명을 받고 있다. 공자의 사상은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차기 중국 국가주석인 시진핑의 정치적 모토는 ‘포용과 조화’로 정리된다. 이는 후진타오의 정치적 구호를 잇는 것이다. 조화사회 구현이라는 정책목표를 내세운 중국 공산당은 유교의 현대화를 통해 ‘평화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전 세계 120여곳에 공자학원을 세워 공자를 학습하고 있다.

유교는 중국이 자신의 정치적 의도를 포장하여 전달하기에 여러모로 유용한 수단이다. 저자는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공자를 더욱 인간적으로 파고들어야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공산당의 이념적 도구가 아닌 공자 그 자체를 이해해야 중국을 바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공산당의 사조는 과거 문화혁명처럼 흘러가는 물결에 불과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듯하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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