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쟁 못 막으면 무역전쟁 터져 브라질 재무장관은 최근 세계경제는 ‘환율전쟁’을 치른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인 경주 회의가 무난히 끝나자 일각에서는 ‘종전’이라 자평하며 들뜬 분위기다. 노골적인 갈등 표출이 우려되던 가운데 참석자 전부가 동의하는 합의문이 나온 것은 성과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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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찬국 충남대 교수·경제학 |
냉정한 현실인식이 먼저이다. 미국과 중국은 각각 자국 경제사정을 우선하는 정책을 도모하고 있다. 미국은 대표적 변동환율제 시행국이다. 달러 대비 엔화가치가 15년 만에 최고라 한다. 그런데 9%를 상회하는 미국의 실업률은 2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은 환율이 중요한 정책변수가 아니기에 실업률 하락이 우선적으로 풀어야 하는 과제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달러화가 세계 기축통화로 역할하기에 이에 따르는 책임도 크다. 하지만 이에 대한 인식은 정책입안자나 학자들 사이에 큰 편차를 보인다. 중국은 세계 2대 경제 대국이나 아직 평균소득이 우리나라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신흥 개발국이므로 아직도 성장과 안정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중국은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일본경제의 큰 파탄이 80년대 중반 플라자 협정에 따라 엔화가치가 큰 폭으로 빠르게 절상된 후유증으로 보고 있고, 선진국들의 위안화 절상 압력은 신플라자 협정을 강요하는 무리한 요구가 되고 있다.
따라서 현 세계경제 사정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정상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2단계 목표 설정이 바람직해 보인다. 첫 번째 단계로, 혼란기에 문제가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중간 목표 설정이다. 경주에서 논의됐던 경상수지 목표방안과 유사한데 자국 통화를 보유해서 환율이 정책 수단인 나라들은 경상수지 규모와 환율변동을 연계하는 것이다. 중국이나 일본은 해당되나 독일은 제외된다. 경우에 따라 한시적 교역 불이익 조치도 허용한다면 이 제도가 구속력을 갖게 될 것이다. 또 넘치는 유동성 유입으로부터 자국 경제를 보호하는 조치를 허용해야 한다. 자본유입의 객관적 측정이 가능하기에 제한조치도 투명하게 시행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재정상태 불량국이 발행한 국채의 매입을 제한하는 것이다. 이는 재정 불량국의 총저축 증대를 촉구하는 강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이러한 방안들은 G20 내 G7(주요 7개국) 및 비G7 국가들을 대상으로 하기에 불공정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롭다.
두 번째 단계로는, 비정상적 조치들의 해제로 언제, 그리고 어떻게 1단계 조치들을 해제하느냐 하는 로드맵을 제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경상수지가 어느 수준 이하로 줄었을 때 해당국 환율에 대한 집중 감시나 교역 불이익 조치를 해제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신흥국의 자본 유입 제한조치, 재정 불량국 국채 매입제한 조치 등도 투명하게 폐지되는 조건을 명시해야 할 것이다. 합의 도출이 물론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환율전쟁이 계속될 때 80여년 전 대공황을 크게 악화시켰던 세계 무역전쟁이 기다린다고 생각하면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는 방안들이다.
허찬국 충남대 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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