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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무기 이야기] <3> ‘북방을 지키는 신’ 현무 유도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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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10-26 18:10:09 수정 : 2010-10-26 18: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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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사고 등 난관도 많이 겪어… 韓美각서로 사거리 180㎞ 제한
MTCR가입… ‘현무-2’도 개발
정확도 선진국 수준… 1987년 실전 배치
현무 유도탄 개발은 1984년 9월22일 국내 조립 관성항법장치의 성능 확인 비행시험을 시작으로 이듬해 9월21일 전두환 대통령 참관 하에 비행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등 86년 9월12일까지 7차례 연속된 비행시험을 완벽히 마쳤다. 하지만 난관이 남아 있었다.

86년 10월17일 마지막 운용시험평가를 위한 장거리 비행시험에서 유도조종계통 연결커넥터의 200원짜리 ‘핀’ 접촉불량으로 유도탄이 예상경로를 벗어나 비상폭파된 것이다. 

◇1987년 국군의날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현무 미사일의 위용.
ADD 제공
이 과정에서 유도탄 잔해가 전북 부안군 줄포리의 논바닥에 떨어져 국방과학연구소(ADD) 직원들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1년 뒤인 87년 10월1일 국군의 날에 국산 지대지 유도탄 ‘현무’가 당당한 위용을 드러냈다. 추락사고의 문제점을 보완해 만든 현무는 그 정확도가 미국 등 선진국 수준에 필적했다. 실전에 배치되지 못한 채 운명을 달리한 ‘백곰’과 달리 현무는 87년 후반부터 군에 배치돼 20여년간 전쟁억지에 힘을 발휘했다.

현무는 이동식 발사대, 3기의 발사대 제어가 가능한 포대통제소, 유도탄 트레일러와 유도탄으로 구성된다. 길이 11.92m, 동체 직경 0.89m인 이 유도탄은 정밀 관성유도방식으로 표적을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전천후 유도무기 체계다. 지상장비의 도움 없이 미리 설정된 가상 궤적에 따라 스스로 위치와 자세, 속도를 계산한 뒤 날아가 표적을 타격한다. 이를 위해 관성항법장치와 항법 컴퓨터, 유도탄 자세를 측정하는 가속도계, 각속도계 등의 센서들이 탑재돼 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77년 박정희 대통령 시절 정부는 백곰 미사일 개발에 놀란 미국이 기술 제공을 거부함에 따라 실전용 미사일 개발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79년 정부는 미국과 ‘한미 미사일 각서’를 교환했다. 이 각서는 ‘미국이 미사일 기술을 제공하되 한국은 최대 사거리를 180㎞로 한정한 탄도미사일만 개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로 인해 현무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도 180㎞로 맞춰졌다.

하지만 87년 북한은 소련제 스커드-B 미사일을 토대로 사거리를 1000㎞대로 늘린 노동미사일을 만들어냈다. 이에 자극받은 정부가 미국에 한미 미사일각서의 폐기를 강력하게 요구했고, 폐기를 조건으로 2001년 2월 사거리 300㎞ 이내 탄도미사일 개발을 허용하는 MTCR(미사일기술통제체제)에 가입하기에 이른다. 이 시기를 전후로 사거리가 300㎞에 이르는 현무-2 미사일도 개발됐다. 이 미사일은 2001년 한미 미사일 협정이 개정된 이후인 2005년에야 존재가 확인됐다. 미국이 수십년간 한국의 미사일 능력을 휴전선에서 평양까지의 거리인 사거리 180㎞ 이내로 묶은 것은 한반도 주변국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조치였다. 대신 미국은 한국에 대해 핵우산 제공 및 주한미군과 주일미군 등 태평양사령부의 전력 강화로 불만을 다독거렸다. 이는 우리 정부가 탄도미사일 사거리 연장을 포기하는 대신 사거리에 영향받지 않는 순항미사일로 눈을 돌리게 된 배경이 됐다.

박병진 기자, 공동기획 국방과학연구소
■현무 미사일 제원
이 름 현무-1(NHK-2) 미사일
길이 11.92m
직경   0.89m
재 래 식 탄 두 450∼600㎏의 고폭탄
기 당 가 격 약 10억원
명중률 100m 이내
최대 상승 고도 4만5700m
무게 발사시(1단계) 4850㎏, 2단계 2505㎏
최 고 속 도 마하 3.65
연료 1, 2단계 로켓 모두 고체연료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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