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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값 폭등 배후엔 ‘큰손’ 10여명 있다”

입력 : 2010-10-05 11:25:50 수정 : 2010-10-05 11:2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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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떼기로 쓸어담아 폭리”… 대형마트 관계자 주장 최근 ‘금(金)치’ 사태를 불러온 배추 값 폭등의 배후에는 배추밭 ‘밭떼기’(계약재배)를 주도한 중간 유통업자인 전국 10여명의 ‘큰손’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마트의 한 관계자는 4일 “(배추 값 폭등 배후에는) 전국적으로 10여명의 큰손이 있다”며 “이들은 밭떼기를 통해 배추를 쓸어담고 있다”고 전했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지난 3일 배추 값 폭등과 관련, “배추 중간 유통 과정에 대량으로 사재기를 하는 유통업자가 있다. 대표적인 불공정 사례가 배추 중간 유통이다”라고 밝혔을 때 대형마트들은 바짝 긴장했다. 대형마트들이 움찔한 것은 업체별로 배추 산지와 계약재배를 통해 연간 200만통 안팎의 배추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들이 산지와 계약재배를 맺는 시기는 크게 세 가지. 배추씨를 뿌리는 단계와 재배 단계, 수확 단계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보통 산지와 배추 한 포기당 1000원 내외에서 계약을 한다”고 귀띔했다. 최근 대형마트에서 배추 시세가 6000∼7000원대에 형성되는 것을 감안하면 5∼6배가 남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대형마트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여름 작황이 나빠지면서 생산비와 물류비를 빼면 남는 게 없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추를) 어느 정도 키우다가 밭을 넘기는 경우도 있지만 씨만 뿌리고 넘겨버리는 경우도 있다”며 “이럴 경우 유통업체들이 비료값, 인건비 등을 비롯해 많은 부분을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통 업체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도 중국산 배추 수입으로 선회할 경우 국내 농가가 큰 손해를 보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농민들과의 계약을 그대로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가을배추 주요 산지인 충남 서산시 운산면 고산리의 한 농민은 “유통업체 등이 우리와 계약을 포기하고 중국산 배추를 사들이게 된다면 농민은 다 망한다”고 하소연했다.

대형마트와 농민 모두 눈물을 흘리고 있지만 배추 사재기를 한 전국의 중간 유통업자인 큰손 10여명은 주판알을 튀기며 웃고 있다는 게 대형마트 측의 설명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이들 큰손 때문에 배추시장이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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