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으로 출국하기 전인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조계종 문화부장 효탄스님(사진)을 만났다. ‘뉴욕 한국 사찰음식의 날’ 행사를 총괄하는 효탄스님은 사전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어떻게 행사를 추진하게 됐느냐고 묻자 효탄스님은 “전 세계적으로 건강·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채식문화가 확산되고 있는데, 사찰음식이 채식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최근 정부에서 한식 세계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한국 사찰음식 홍보는 한식 세계화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효탄스님은 “그동안 ‘어떻게 사찰음식을 세계화할 것인가’ 고민했다. 그리고 미국의 중심인 뉴욕 맨해튼을 떠올리게 됐다”며 뉴욕에서 행사를 진행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사실 한국을 다녀간 외국인들이라면 사찰음식이 아주 낮선 것만은 아니다. 템플스테이가 통로였다. 연간 약 12만명의 외국인이 전국 사찰을 찾을 정도로 템플스테이는 한국의 중요한 관광상품 중 하나다. 그는 “템플스테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발우공양을 포함한 사찰음식 체험”이라며 “이 때문에 외국에서도 사찰음식에 대해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세계에 사찰음식의 어떤 점을 가장 알리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망설임없이 ‘맛’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사찰음식에는 고기가 들어가지 않아도 충분한 풍미가 발휘된다.
효탄스님은 “사찰음식에서는 자극적인 맛 보다 자연 그대로의 맛을 느낄수 있다”며 “출가 직후 무나 배추에 밀가루를 묻혀 지진 무적·배추적을 처음 먹어봤는데 자연그대로의 맛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며 웃었다.
그는 “사찰음식은 채소만 사용해도 이처럼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우수한 음식”이라고 행사 성공을 자신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