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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 앨봄, 최일도 목사와 대담 후 밥퍼 봉사활동 참여

입력 : 2010-09-07 16:21:18 수정 : 2010-09-07 16: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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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 앨봄이 최일도 목사 등과 함께 대담 후 밥퍼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4일 방한해 독자 사인회, 인터뷰, 강연회 등 다양한 활동으로 한국 독자를 만나고 있는 ‘모리 교수화 함께한 화요일’의 저자 미치 앨봄이 7일 오전, 서울 청량리의 밥퍼나눔운동본부를 찾아 최일도 목사와 함께 노숙자를 위한 배식 봉사에 참여했다. 그는 한국에 와서부터 ‘밥퍼 운동’과 ‘최일도 목사’에 대해 큰 관심을 표하며 “오늘을 손꼽아 기다렸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일도 목사와 미치 앨봄의 만남은 마치 오래된 친구들의 만남 같았다. 미치 앨봄의 미들 네임과 최일도 목사의 영문 이름이 같다는 것을 발견하고 어린 아이처럼 즐거워하며 웃기도 했다. 미치 앨봄이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에 뛰어든 계기가 된 헨리 코빙턴 목사와의 만남이 연상되는 순간이었다.

헨리 목사가 노숙자들을 위해 봉사하던 교회의 지붕에는 큰 구멍이 뚫려 있었다. 그래서 이 교회에서 숙식하던 노숙자들은 비가 오면 비를, 눈이 내리면 눈을 그대로 맞아야 했는데, 미치 앨봄이 이 구멍을 막기 위해 만든 재단이 바로 ‘지붕의 구멍(a Hole in the Roof)’이라는 자선단체다. 이제 그 교회의 구멍은 말끔히 수리되어 그 교회 지붕 아래에서 노숙자들은 안전한 잠자리를 제공받고 있으며, ‘지붕의 구멍’ 단체는 이후에도 전 세계 노숙자들을 돌보고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 힘쓰고 있다.

최일도 목사가 ‘밥퍼’ 운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 또한 참으로 소박했다. 우연히 나흘을 굶고 쓰러져 있는 노숙자에게 라면 한 그릇을 끓여준 것이 바로 그 시작이다. “나부터, 작은 것부터, 지금부터, 여기부터”라는 신념 또한 미치 앨봄이 헨리 목사에게 배운 것과 똑같다.

“저는 네 명 중 한 명이 실업자일 정도로 가난한 도시인 디트로이트에 살고 있습니다. 모리 교수님과의 만남 이후, 그리고 렙과 헨리 목사를 만나면서 노숙자 쉼터 사업을 후원하게 되었지요. 그들은 모질고 악한 사람이 아니라 경쟁사회에서 밀려나 갈 곳을 잃은 사람들일 뿐입니다. 그들에게 선량한 마음과 인간애를 배우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도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봉사하러 오셨던 분이 몇 개월 후 노숙자가 되어 있는 걸 본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방문하게 되면서 밥퍼 운동과 최일도 목사님에 대해 매우 궁금해했었죠.”

최일도 목사는 이에 대해 “유명한 작가님께서 노숙인에 대해 이처럼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데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깊은 형제애를 느끼게 되는데요”라고 화답했다.

노숙인 봉사활동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그들은 “소수자, 약자에 대한 편견이 많은 사회는 건강하지 못합니다. 이들에 대한 인식이 바로 그 사회의 수준을 말해줍니다. 누구에게나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잠재해 있습니다. 지금 노숙인 혹은 범죄자의 모습을 한 사람이라도, 헨리 목사가 그랬던 것처럼 남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사는 훌륭한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들을 믿어주고, 그들의 가능성을 인정해주는 순간 그들은 훨씬 더 변화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야 할 아름다운 사회의 모습입니다”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밥퍼나눔운동본부는 청량리 지역 재개발로 곧 헐리게 된다. 그래서 새롭게 건물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다. 이 이야기를 듣자 미치 앨봄은 그 자리에서 “그 건물 신축을 저희 재단에서 후원하겠습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화기애애하고 활기 넘치는 대화를 마치고 미치 앨봄과 최일도 목사는 앞치마를 두르고 급식소로 가 노숙자에게 배식 봉사를 했다. 미치 앨봄은 “너무나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이렇게 한국의 노숙인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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