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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팬 잡고 김치통 좀 들었다고…황당한 ‘주부 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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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다한 가사일 손목 등 염증불러
사소한 행동까지 심한통증 느껴
한모(55)씨는 최근 집안일을 하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프라이팬을 잡으려는 순간 팔꿈치에 찌릿한 통증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근육이 놀랐나 싶어 잠깐 휴식을 취하고 다시 프라이팬을 잡았으나 통증은 팔꿈치 안쪽까지 전해 왔다.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은 심해졌고, 팔꿈치에만 있던 통증은 어느새 어깨까지 올라왔다.

◇‘주부 엘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손목이나 팔꿈치 부위를 자주 스트레칭하고 가사노동 후에는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게 중요하다.
결국, 참다 못해 병원을 찾은 한씨는 뜻밖에 의사로부터 ‘테니스 엘보’라는 설명을 들었다. 살면서 테니스 라켓은 잡아본 적도 없지만 이 같은 진단을 받은 것이다. 운동선수뿐 아니라 가사일로 팔 관절과 손목을 많이 쓰는 주부도 흔치 않게 걸린다고 해서 ‘주부 엘보’로도 불린다.

#주부의 직업병? ‘주부 엘보’

테니스 엘보란 팔 관절과 손목에 무리한 힘이 주어져 팔꿈치 관절 주위에 통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의학 용어로는 ‘상완골 외상과염’으로 불린다. 팔 관절과 손목의 잦은 사용으로 팔꿈치에서 손등에 이르는 뼈를 싸고 있는 힘줄이 부분적으로 파열돼 생긴다. ‘상과’(팔꿈치의 내측과 외측에 튀어나온 뼈)에는 손목과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게 하는 힘줄이 많이 붙어 있는데 팔 관절과 손목을 무리하게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이 힘줄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테니스의 백핸드 스트로크 동작을 과다하게 할 때 자주 발생한다고 해서 테니스 엘보라고 불리지만, 테니스 선수 이외에도 골프·배드민턴 선수, 목수, 컴퓨터 자판을 많이 사용하는 직장인 등에게도 나타난다. 테니스 엘보가 주부에게 많이 생기는 이유는 장시간의 과다한 가사일 때문이다. 프라이팬·김치통·주방기구 같은 무거운 물건을 많이 드는 작업을 하거나, 손목을 자주 젖히는 등 팔과 손목에 무리를 주는 동작을 반복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팔꿈치 통증은 기본, 일상생활에까지 영향 미쳐

테니스 엘보의 가장 큰 증상은 팔꿈치 통증이다. 팔을 앞으로 쭉 펴고 손가락에 힘을 준 상태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아래로 누르면 팔꿈치에 통증이 느껴진다. 또한 의자를 한 손으로 들거나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한 다음 팔꿈치의 동글동글한 부분을 누르면 아프고, 손등을 위로 향하게 한 상태에서 주먹을 쥐고 힘껏 손등을 위로 젖혔을 때 팔꿈치 바깥쪽으로 통증이 일어나면 테니스 엘보를 의심해 볼 수 있다.

테니스 엘보 증상이 심해지면 머리를 감거나, 양치질을 하거나, 젓가락을 쥐거나, 걸레를 짜거나, 나사를 돌리거나, 자동차 시동을 거는 등의 사소하고 일상적인 행동에도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

#방치하면 관절내시경 수술 불가피해

가장 좋은 치료법은 충분한 휴식이다. 그러나 손과 팔은 자주 사용하는 부위이기 때문에 제대로 쉴 수 없다면 팔꿈치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엘보 밴드를 이용하거나 가벼운 보조기를 활용하면 통증 유발을 최소화할 수 있다. 테니스 엘보 초기에는 냉찜질을 하는 것이 좋지만 수주일 이상 만성화된 경우라면 온찜질과 자가 마사지가 도움이 된다. 소염제 등 약물 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통증이 심하다면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를 통해 통증을 호전시킬 수도 있지만, 인대에 손상을 줄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관절·척추전문 정동병원 김창우 대표원장은 “테니스 엘보의 경우 대부분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만으로도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지만 통증을 계속해서 방치하게 되면 수술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가사노동 후에는 최대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평소 손가락·손목 등의 근육과 힘줄이 단련되도록 스트레칭하는 것도 필요하다. 예를 들면 테니스공을 손에 쥐고 세게 잡았다 폈다 하기 등이 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팔굽혀펴기를 해 근력을 키우고, 운동이나 가사일 전에는 손목·팔꿈치 부위를 스트레칭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테니스 엘보 수술은 관절내시경을 통해 하는데 피부에 1㎝ 미만의 작은 구멍을 낸 후 관절내시경을 삽입해 팔꿈치 안쪽에 생긴 염증을 제거해 손상 회복을 유도하는 것이다. 관절내시경 수술은 직접 모니터를 통해 관절 안을 확인하면서 진행되므로 정확한 근본 치료가 가능하며, 절개 범위가 매우 작아 출혈이나 합병증 위험이 작으며, 수술시간이 비교적 짧고 회복 기간 또한 길지 않아 환자에게 수술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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