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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줄 저가항공료…소비자만 ‘골탕’

입력 : 2010-08-28 15:43:02 수정 : 2010-08-28 15:4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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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김모씨는 올 추석 연휴에 쓸 제주도 항공편을 구하려고 저가항공사 홈페이지를 살펴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평일에 최저 1만원대까지 내려갔던 편도요금이 추석 기간에 갑자기 7만원대로 껑충 뛰었다.

김씨는 “같은 노선 항공료가 때에 따라 6만원씩 차이가 날 정도로 들쑥날쑥한 것을 보면 과연 국내선 항공료가 합리적 수준에서 책정되는 것인지 궁금할 따름”이라며 “저가 항공사들이 성수기를 맞아 승객에게 바가지를 씌우면서 ‘대목 장사’를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저가항공사들의 요금정책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성수기에는 요금을 갑자기 확 올려 대형항공사 수준으로 받다가 비수기가 되면 다시 파격적으로 깎아주는 식의 고무줄 요금제를 적용하는 게 원인이다. 1999년부터 국내선 항공료가 업계 자율로 관리되다 보니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인데 다시 예전처럼 신고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추석 연휴인 다음달 18∼26일을 성수기로 지정, 국내선 김포∼제주 편도노선 항공료를 7만9900원으로 올려 예약받고 있다. 이 요금은 같은 달 13일과 15일에 이스타항공에서 예약받는 최저가 요금 1만9900원에 비해 4배나 비싼 것이다. 이스타항공은 김포∼제주 노선뿐 아니라 청주∼제주, 군산∼제주노선 등에도 성수기 요금을 적용, 최저가 대비 4만∼5만원을 올려받고 있다.

진에어 역시 추석연휴 기간을 성수기로 지정해 항공료를 올려 받고 있다. 김포∼제주 노선은 8만400원으로 평소 주중 요금(5만8800원)에 비해서는 2만원가량을, 주말 요금(6만7600원)보다는 1만원가량을 더 받고 있다. 또 같은 달 최저가 요금(2만9400원)에 비해서는 5만1000원을 더 올려받고 있다. 진에어의 김포∼제주 노선 성수기 요금은 같은 기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요금(9만2900원)에 비해서 불과 1만2500원 싼 수준이다. 특히 진에어는 국가유공자 등에 할인혜택이 전혀 없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이들에게 최대 30%까지 상시할인을 해주는 점을 감안하면 일부 승객이 저가항공을 이용할 때 대형항공사 요금과 가격 역전이 발생해 손해를 보는 상황이다.

이 밖에 제주항공은 서울∼제주, 부산∼제주 추석 항공료를 평일 요금 대비 37%, 에어부산은 부산∼김포, 부산∼제주 추석 항공료를 34% 일률적으로 올려 받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선 항공료는 업계 자율로 관리되다 보니 가격인상의 합리적 근거가 애매모호하고 그러다 보니 업체 사정에 따라 가격이 큰 폭으로 널뛰는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며 “특히 저가항공사는 고객 유치 차원에서 이벤트성 파격 할인을 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최저가 대비 성수기 요금 인상 폭이 큰 것처럼 여겨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준모 기자 jm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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